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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ks May 09. 2019

FOMO를 버리고 싶다

행복은 현재에 있는 법

목표를 추구하는 것에서 오는 즐거움, 잠재적 또는 상상하는 보상에 대한 기대감을 ‘예상되는 즐거움 anticipatory joy’이라고 부른다.
한시도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을 ‘성공 중독자’라 부른다. 성공과 성취에도 중독이 된다는 의미다. 이들의 심리상태를 잘 표현하는 단어가 ‘포모 FOMO’라는 신조어인데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다.
예상되는 즐거움에 이끌리는 심리와 미래의 무언가를 강박적으로 좇는 성향 때문에 사람들은 자꾸만 더 많은 것을 얻고 성취하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다.     

  이 글은 에마 세팔라의 『해피니스 트랙』이란 책에 나오는 글이다. 에마 세팔라는 ‘지금 내가 사는 이 순간의 행복이 곧 성공을 불러온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희생한다. 하지만, 그러기엔 희생하는 현재가 너무도 크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미래도 한순간 한순간의 현재가 모여 만들어지기에 현재를 희생하는 건 미래를 희생하는 결과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지금 이때, 지금 이곳이 바로 내 삶이 살아 움직이고 있는 시공간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살고 있다.

     

  나도 얼마 전까지는 7시 전에 출근해서 밤늦게까지 사무실에서 근무했다. 그래야 승진하고 인정받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물론 승진도 어느 정도 했다. 그러나 그뿐이다. 조금 있으면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 살아갈 날보다 되돌아볼 날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때, 아이들이 커서 부모 곁을 떠날 때가 다가오자 지난날이 후회되었다. 어차피 60이면 높은 곳에 있든 낮은 곳에 있든 퇴직하기 마련이다. 그때가 되어 지난날을 돌아보면 더 후회할 것 같았다. 그래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침에 천천히 출근하고 저녁에도 일찍 퇴근한다. 현재에 살려고 노력한다. 그랬더니 지금은 전보다 더 행복감을 느낀다. 집에서 기다리는 아내와 보내는 시간도 더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대화도 늘고 서로 이해하는 마음도 커졌다. 

     

  뭔가를 성취해야만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은 계속해서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 발버둥 치게 마련이다. 대리로 승진하면 과장이 되고 팀장이 되기 위해 강박감에 쌓이고 그 뒤에는 임원이 되기 위해 발버둥 친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희생한다.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할 시간, 토끼 같은 자식과 함께할 시간 같은 것들을.

  내가 아는 선배 가운데 몇 명은 20년을 넘게 전국을 돌며 근무를 해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리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그 선배들은 자식이 커가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지 못했다. 물론,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니 정답은 없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삶보다는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몇 년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언제 올지 모를 미래의 행복이나 즐거움을 위해 지금을 희생하지 않는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예상되는, 그러나 확실하지 않은 언제 올지 모를 즐거움을 뒤쫓는 대신 지금의 행복을 만끽하는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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