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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ks Jun 13. 2019

끌림보다 공유

가치관이 같으니 다툴 일도 고민할 이유도 없었지

  “가치관이 같으니 다툴 일도 고민할 이유도 없었지.”라는 대목은 눈여겨 볼만하다. 흔히 사소한 문제로 다툰다고 말하지만, 그 사소한 일들이라고 말하는 부분들 역시 근본적인 가치관을 반영한다. 따라서 다툼의 핵심적인 이유도, 실은 가치관의 차이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칼 필레머 지음, 박여진 옮김, 토네이도)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이 책은 65세 이상 노인들을 인터뷰하며 그들로부터 인생의 지혜를 배워 담아낸 책이다. 지은이는 이 노인들을 ‘인생의 현자’라 부른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배운 삶의 지혜 가운데 하나가 결혼 생활에 관한 부분이다.

  이 책에서 인생의 현자들은 하나같이 가치관의 공유야말로 오랫동안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말한다. 

    

  내가 젊었을 때, 아니 지금도 적잖이 쓰이는 말이 있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고. 연애 따로 결혼 따로라고. 나와 성격이 다른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고 호감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결혼하여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왜냐하면, 결혼 생활은 끌림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부모 아래 태어나 같은 환경에서 자란 형제자매도 생각이 다르고 다툼을 한다. 하물며, 적게는 20년에서 많게는 30여 년을 다른 환경에서 살던 남자와 여자가 가정을 이루어 산다는 것은 많은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부터 인생에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까지 수많은 것들에서 다르기 때문이다. 

    

  누구는 말한다. 배우자를 나에게 맞게 변화시키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배우자를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은 누가 바꿔 주지 못한다. 스스로 바뀔 수는 있지만. 따라서 만약 배우자가 바뀌었다면 그것은 내가 배우자를 변화시킨 게 아니라 배우자가 나에게 맞추어주기 위해 스스로 바뀐 것이다.     

  그래서 노인들은 말한다. 결혼의 상대자는 가치관이 같은 사람이 제일 좋다고. 인생에서 추구하는 게 같은 사람은 목적지가 같으므로 끝까지 함께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부부가 이혼한다. 이혼 이유를 물어보면 성격이 다르다는 게 가장 많다. 이는 곧 가치관이 다르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결혼을 앞둔 사람은 서로의 가치관을 아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나처럼 이미 결혼한 사람이라면 배우자를 바꾸려고 노력할 게 아니라 내가 바뀌려고 노력해야 한다.

 

  결혼한 지 20년가량 흐르다 보니 결혼은 끌림보다 공유라는 말을 실감한다. 그리고 내가 바뀌는 게 더 쉽다는 것도 실감한다. 그것이 부부이고 결혼 생활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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