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에 있는 꿈은 단순한 바람일 뿐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나는 자기계발서를 읽고 벤츠를 샀다』를 쓴 최성락 교수는 서울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까지 취득하고 대학교수로 있는 사람이다. 내가 왜 이렇게 목록을 쓰는지 이 책에서 지은이가 쉽게 설명해 준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거의 매일, 못해도 며칠에 한 번은 ‘벤츠 사기’라는 목록을 보았다. 그렇게 ‘벤츠 사기’라는 목록을 계속 마주하다가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어떻게 하면 벤츠를 살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내게 가장 중요한 변화는 이 순간이었다. 그 이전에는 ‘벤츠를 타봤으면 좋겠다’라는 단순한 희망을 품었을 뿐이었다.
종이에 꿈을 적고 계속 종이를 보면, 그 꿈에 대해서 그만큼 더 생각하게 된다. 꿈을 계속 의식하게 된다. ‘이걸 해야 되는데’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주입된다. 그렇게 그 꿈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면 어느 순간에 그 생각이 진화한다. ‘벤츠를 사고 싶다’라는 단순한 소망이 ‘어떻게 하면 벤츠를 살 수 있을까’로 진화한다. 벤츠를 사기 위한 방법론에 들어간 것이다. 이때부터는 실제 행동 영역에서 벤츠를 사기 위한 작업이 시작된다.
나와 너무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만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그냥 머릿속으로 꿈을 그리면 단순한 바람일 뿐이다. 그리고 그 생각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다른 일이 치고 들어오는 순간 머리에서 그 꿈은 그냥 단순한 바람이었는지 남들에 대해 부러움에서 나온 신세 한탄이었는지도 모르게 저 멀리 사라져 버리고 만다.
꿈을 노트에 쓰고 그것을 날마다 보고 생각한다. 그러면 어느 순간 잠재의식 속에도 그 꿈이 저장된다. 그다음부터는 나도 모르게 그 꿈을 이룰 방법을 찾게 되고, 머릿속에 느닷없이 좋은 생각이 떠오르기도 한다.
앞에서 나의 비전을 다시 세우고 그 비전을 출력하여 책상에 붙여 놓고 날마다 시간 날 때마다 본다고 하였다. 그렇게 하면 내 행동 하나, 그날 하루에 대한 반성이 이루어진다. 마찬가지로 단순히 머리에만 있는 꿈은 그냥 그뿐이다. 그런데 이것을 글로 쓰든 컴퓨터로 출력하든 항상 소지하고 다니면서 수시로 들여다보면 위 최성락 교수처럼 ‘어떻게’라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 그 ‘어떻게’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관련 책을 찾아보게 된다. 그것도 힘들면 그것을 해본 사람을 찾아가 물어보게 된다. 그래서 그 꿈에 이르는 길을 찾아 나서게 된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꿈을 적고 그것을 매일 쳐다보면 ‘해야 한다’ 하는 마음이 끓어오르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 그 방법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가장 중요한 것을 추가하면 된다. 바로 끊임없는 열정과 실천이다. 이마 이것이 가장 힘들 것이다. 바로 프로그램된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고픈 유혹을 어떻게 넘어서냐다.
여행하겠다고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서로 생각을 나누어 가고 싶은 곳을 정하고 날짜를 결정하고 이를 출력해서 본다. 그렇게 되면 그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패키지여행이라면 여행사에 날짜를 알려주고 돈만 주면 된다. 하지만 자유여행이라면 내가 직접 비행기 표를 끊어야 한다. 호텔도 직접 예약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고 인터넷 검색을 하든지 이미 자유여행을 해본 사람에게 묻든지 그 방법을 찾는다. 이것이 꿈을 꾸기만 하는 것과 달리 노트에 쓰는 이유다.
워런 버거는 『어떻게 질문해야 할까』(워런 버거 지음, 정지현 옮김, 21세기북스)에서 해결책을 찾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알려준다.
행동을 취하지 않고 ‘왜’ 질문만 떠올리면 생각이나 대화를 자극시킬 수는 있겠지만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한다.
기본 공식은 Q(질문) + A(행동) = I(혁신)이다. 그리고 Q – A = P(철학)이다.
나는 질문자들이 문제에 착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몇 가지 패턴을 발견했다.
• 이상적이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면 ‘왜’ 질문을 떠올린다.
• 가능한 개선 방안과 해결책에 관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그런 아이디어들은 ‘만약’이라는 질문 형태로 수면에 떠 오르게 마련이다.
• 한 가지 가능성을 선택하고 실행한다. 여기에는 대개 ‘어떻게’라는 질문이 수반된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왜?’ ‘만약에?’ ‘어떻게?’라는 3단계 질문법을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질문에서 행동을 빼면 그것은 철학일 뿐이다. 세 살짜리 꼬마와 휴가를 갔다가 사진을 찍어주는 아버지에게 꼬마가 묻는다. “왜 사진이 카메라에서 나오면 안 돼요?” 이에 아버지는 생각했다. ‘그래, 만약 암실을 이 사진기로 가져올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암실을 이 사진기 속으로 가져올 수 있지?’ 이것이 폴라로이드가 탄생하게 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