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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수 Jun 27. 2023

난 피곤하게 사는 사람이다.

to do list


정말 피곤한 날이다.


오늘은 산더미 같은 서류 작업을 하루종일 처리하느라 기진맥진이다.

그 정도면 쉬어도 될텐테, 블로그에 며칠 동안 시간이 없어서 올리지 못했던 독서서평을 올렸다. 며칠 동안 이미 읽은 책의 독서서평을 너무 바빠서 올리지 못했다. 머릿속에서는 계속 찝찝함이 밀려온다. 하고 싶은데 해야 할 일에 밀려서 하지 못할 때의 찝찝함이란...


참, 피곤하다! 피곤하게 산다.

그걸 오늘 한다고, 오늘 안 한다고, 내 인생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똥 누고 뒤를 덜 닦은듯한 찝찝함'이라고나 할까?

기록해두지 않으면 나의 머릿속에서의 기억은 휘발되고 만다.

더군다나 나는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은 사람이다.


그 전날에 '오늘 이걸 꼭 해야지!'라고 생각했던 것을 다음날 까맣게 잊어버리기 일쑤이다.

그래서 그 전날 밤 자기 전에 투두(to do) 리스트를 써놓는다. 행여나 투두 리스트(to do list)를 안 쓰고 잔 날은 다음날 중요하게 처리해야 할 일은 까맣게 잊어버린 채 그냥 그때그때 상각 나는 것만 하는 날이 허다하다.


그렇다 보니, 나의 자기 전 루틴은 내일의 할 일을 적는 'to do list'를 작성하는 것이다.

가끔 쓰고 싶은 내용이 있을 때만 일기를 쓰지만 'to do list'는 거의 매일 작성하고 있다.

그래야지만 해야 할 일들을 잊지 않고 실행할 수가 있다.


행여나 다음날 'to do list'를 보지 않고 지나간다 하더라도 이렇게 기록해 놓으면 자기 전 오늘 어떤 걸 했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 잊어버리지 않고 다음날이라도 실행하게 된다. 그럼 중요한 일을 까맣게 잊어버리는 일은 확실히 줄어든다.


오늘도 자기 전에 내일의 'to do list'를 작성한다.

뭐 이렇게 할 일이 많은지? 나는 참! 내가 생각해도 피곤하게 사는 사람이다.

항상 list는 짧게 끝나는 법이 없다.

하루를 적는 칸을 넘어서 화살표를 그려서 길게 작성하게 된다.


그래도 다음날 내가 그중에 얼마만큼의 일을 처리했나? 체크표시하면서 지울 때면, 오늘도 열심히 산 내가 기특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날마다 피곤하게 살아도 나는 또 다른 피곤한 날을 계획하나 보다.


내일도 또 다른 피곤한 날이 기다리고 있으니, 'to do list'를 작성하고 오늘도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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