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수 Jun 25. 2023

슬픔을 이기는 101가지 방법

이 또한 지나가리라!

슬픔을 이기는 101가지 방법은 매일 어쨌든 1가지씩 해나가는 것이다.

오늘은 1번 방법이 맞을 수도 있지만, 내일은 31번째 방법이 맞을지도 모른다. 최대한 많은 방법을 시도해 보는 방법이 가장 좋다.


오늘은 1번째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우리 집 주변에 근사한 스포츠 센터라도 있으면 여러 가지 스포츠를 골라서 할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우리 집 근처에는 그런 시설이 없다.  하지만 그러한 화려한 장소가 없더라도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건 걷기이다. 이건 운동화만 있으면 어디에서나 할 수 있다. 슬픔을 이기는 방법을 알려준다더니 느닷없이 왜 걷기를 얘기하냐?라고 의아해 할 수도 있다. 


나도 해보기 전에는 그 효능을 알지 못했다.

걷기는 하면 할수록 그 효능을 알게 되고, 장점을 스스로 느끼게 되면 걷기 예찬론자가 된다.

요즘 재미있게 보는 예능이 있다. 유해진, 진선균이 나오는 '텐트 밖은 유럽'이라는 프로그램이다.

유해진이 몇 년 전에 '차승원'과 같이 했던 에능프로그램에서 매일 산책을 즐기는 모습이 나왔다. 그런데 요즘 하는 예능에서는 러닝을 하는 모습이 나온다. 


걷는 게 익숙해지면 뛰고 싶은 생각이 든다. 걷기를 계속하다 보면 어느샌가 기초체력이 좋아진다. 처음부터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뛰기란 쉽지 않다. 유해진도 매일 걷다 보니 체력이 좋아져서 몇 년 후에는 뛸 수 있었을 것이다. 나도 처음 걷기 시작했을 때는 많이 걷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웬만큼 걸어도 어렵지 않게 계속 이어갈 수가 있다. 


걷기는 체력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잡념을 잊게 한다. 그래서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지면 무조건 걷는다. 이전 나의 글을 읽었던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최근 아버지의 죽음을 봐야 했다. 처음에는 슬픔으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쨌든 살아남은 사람의 삶은 지속되어야 한다. 나는 책임져야 할 아이들이 있으므로 더욱더 힘을 내야 했다 시시때때로 밀려오는 슬픔은 견디기가 어려웠다. 그러면 그냥 운동화를 신고 나가서 걸었다. 




다행히 집 뒤편에 있는 산에 최근에 둘레길이 조성되어서 요즘은 산으로 산책을 간다. 산으로 가면 벌레도 많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으니까 평지에서 걷는 것보다 많이 힘이 든다. 하지만 산으로 들어가면 소리, 냄새가 다르다. 물론 보이는 초록의 나무들이 눈까지 편안하게 해 준다. 


나는 원래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산과 바다 중 어떤 것을 더 좋아하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항상 바다를 선택했던 사람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의 취향은 수십 번 바뀌는 것 같다. 거기를 왜 올라가냐고 외치던 내가 요즘에는 매일 산을 오른다. 마냥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평평한 곳을 지나기도 하고, 내리막과 오르막도 걷는다. 산행은 우리들 인생과 흡사하다. 어쨌든 시작했으면 끝까지 가지 않으면 집으로 도착하지 못한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지만, 끝까지 참고 가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다다라 있다.  


힘들다고 중간에 멈추면 나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산에서 나올 수 없다. 인생도 힘들다고 중간에 멈추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2번째 방법 : 감정의 찌꺼기를 글로 쓴다.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감정이 해소되고 카타르시스를 느낄 때도 있다. 

3번째 방법: 슬픈 영화를 본다. 우는걸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아서 좋다.

4번째 방법: 웃긴 예능을 본다. 웃다가 울게 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5번째 방법: 슬픔을 같이 겪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다. 물론 결론은 다시 꺼이꺼이 울게 되더라도 그러고 나면 후련하다.

6번째 방법: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데... 나는 살아있으니 더 열심히 먹자!

7번째 방법: 굳이 열심히 나의 슬픔을 잊으려 하지 말자. 그 또한 시간이 지나면 지나가리니...

8번째 방법: 화분에 식물을 심는다. 죽음이 있으면 탄생도 있으니 식물을 심는 동안에는 슬픔을 잊을 수 있다.

9번째 방법: 자기 계발서를 열심히 읽는다. '이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이다지도 열심히 고군분투하는데, 너는 뭐 하고 있는 거니?'라고 자시을 채찍질 할 수 있다. 이제 그만 눈물 뚝!

10번째 방법: 술을 마신다. 이 방법은 '비추'다. 다음날 내가 어제 왜 그랬나? 후회가 밀려올 때가 많다. 

11번째 방법: 날마다 새로운 걸 하나씩 너무 고민하지 말고 시도해 본다. 그러다 보면 슬픔도 언젠가는 무뎌지지 않을까?

12번째 방법: 나머지 방법들은 내일 생각하자!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잖아!

...........

작가의 이전글 그렇게 땅으로 떠났다.(1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