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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수 Nov 18. 2020

나만 바보였나?

부동산 왕국에서 나만 바보인가?

아침에 일어나 루틴으로 뉴스를 검색하게 된다. 여러해동안 보던 신문 구독도 요즘은 그냥 집에 들여놓은 후에 숙제처럼 앞에 쌓여있고, 손쉬운 인터넷검색을 하게 된다.

하루가 다르게 집값이 오른다고 매일 매일 떠들어 댄다.

요즘 핫하다는 동네.. 집이 금값이 됐다는 곳이 주변에 있다.

사실 나와 모르는 사람이 집으로 부자가 됐다고 하면 그냥 흘려버릴 수 있었다.

그런데 바로 옆동네에 아는 지인의 집이 몇 배가 뛰었고 실지로 실거래가 이루어져서 훨씬 더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집쇼핑에 관심갖지 않고, 그냥 열심히 집한채 가지고 일하고 살아온 내 인생이 "바보 였었나?"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나도 부자가 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불과 2년전에 아는 언니가 GTX노선의 새로운 역이 생긴다는 아파트를 사자고 한적이 있다.

그 당시 남편의 반대에 부딫친 나는 사지 않았고, 그 언니는 그 아파트를 샀다.

그런데 얼마전에 들은 소식은 그 아파트가 몇 배가 올랐다는 것이다.

그 아파트를 처분한 언니는 더 크고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됐고, 우리 가족은 그냥 여전히 살던 집에 살고있다. 우리집은 10년전 산 가격 그대로 인데, 옆동네 집값이 올랐다고 조정대상구역이 됐다.

그런일을 자꾸 겪다 보니까, 애들 데리고 정신없이 일하고 키우느라 다른데 눈 돌릴 틈없이 열심히 살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럴꺼면 왜? 열심히 일했나?"라는 생각이 들게된다. 

그냥 일하지 않고 집쇼핑하고 다닌 사람이 휠씬 더 잘사는 사회...  

가만히 있어도 불로소득으로 몇 억씩 버는 이 현실이 "정말 공정한 사회인가?"

 

내 주변의 지인중에 지금 부자인 사람들은 모두 집을 몇채를 사고 팔면서 자산을 소유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는 동안 나는 우리가 사는 집 한채 사서 10년간 계속 살고 있다.

하지만 열심히 일한 보람없이 그들과의 자산규모는 이제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이 세상에 나만 바보가 된 기분이다.

이 기분이 비단 나만의 느낌은 아닌것 같다.

부동산 "페닝바잉"이라는 말이 나오는거 보니까 말이다.


뭔가 정말 크게 잘못된 느낌이다. 집값이 어떻게 몇 달에 억단위로 오른단말인가?

물론 이 부동산 쇼핑으로 돈을 번 사람들은 나같은 사람을 바보라고 볼 수도 있다.

뻔히 보이는 돈버는 기회를 날렸으니 말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집이라는곳이 머무르고 삶을 영유하는 공간이 아니라 제테크 쇼핑 수단이 되었을까?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지금 이 시대를 얘기하게 되면 "남들은 집으로 다 돈벌었는데, 엄마 아빠는 뭐했냐고?"원망할지도 모르겠다.


"모든 행복은 선택의 문제이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지만 행복은 생각한대로 찾아온다."


오늘 저녁 한통의 전화(언니가 몇배의 돈을 받고 집을 팔았다는)를 받고 2년전 집구매을 반대했던 남편이 자꾸 원망스러웠는데, "그래~~ 그런 꽉 막힌 남편을 선택한 것도 나고!" 그걸로 자꾸 얘기하다보면 괜히 서로의 관계만 나빠질것이다.  "바뀌지 않는 과거로 인하여 현재의 나의 행복을 망칠수는 없어."라고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혼자 부글부글 하고 있다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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