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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수 Mar 01. 2021

엄마는 아직도 아마추어....

결혼한 지 20년 엄마가 된 지 19년이 됐다. 

그쯤 됐으면 일만 시간의 법칙을 훌쩍 뛰어넘는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열심히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했으면 이제 달인이 되어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엄마라는 이름의 나는 시간이 갈수록 어떤 게 답인지 모르고 매일 고민하는 엄마이다.

달인은커녕 나는 마냥 아마추어이다.

"웬만하면 아이한테 강요하지 말고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자!"라고 생각하지만,

지키는 건 정말 힘든 일인 것 같다.


오늘 아침 눈뜰 때부터 저녁까지 계속 핸드폰만 들여다보는 아이를 봤다.

하루 종일 시간을 낭비하는 아이를 보고, 나도 모르게 책도 읽고 공부하라는 말이 나왔다.

그런데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싫다!"라고 얘기를 했다.

속에서 욱하고 뭔가가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큰 애가 사춘기를 너무 힘들게 지났기 때문에  나는 웬만한 건 달관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 중2가 된 막내의 사춘기는 다시 나를 "참을 인"자를 속으로 되뇌게 한다.


큰애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착하게도 사춘기를 지나는 막내가 "고맙다"라고 속으로 생각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부모의 말을 잘 들으면 그건 아이가 아니고 로봇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는데도 오늘은 힘들다.

누가 그러지 않았나? 작심 3일을 없애려면 3일에 한 번씩 반복해서 다시 다짐하고 결심한다고 말이다.

나도 오늘 또 새롭게 결심해야겠다.

참아주고 기다려주고 사랑하다 보면 "아이는 다시 자신의 옳은 길을 찾아갈 것이다!"라고 말이다.


아이에게 부모는 옳은 길을 알려주고 인도해줄 수는 있어도 대신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내가 아이한테 강요하는 것은 나의 꿈을 투영하는 것이지 아이의 꿈은 아니다.


코로나 19로 아이와 집에 같이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거슬리는 아이의 모습이 더 두드러졌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 부모님은 상황을 설명하는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 말에 말대꾸한다고 조용히 하라고 강요하셨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런 부모는 되지 말고 "친구 같은 부모가 되자!"라고 생각했었다.

아이의 말에 귀 담아주고 대화 나눌 수 있는 그런 부모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한테 어떠한 경우라도 본인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잘 말할 줄 알아야 한다고 얘기하지 않았나?


욱하는 걸 참고 잠시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었더니,  조금 지나자 입으로는 "싫다!"라고 했던 아이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물론 엄마가 원하는 데로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창가로 가서 밖을 내다보고 다른 할 게 없는지 찾는듯했다


"휴~~  내가 잘 참았구나!" 거기서 욱해서 내 감정을 쏟아붓지 않았음이 다행이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서 아이가 슬그머니 엄마 옆에 앉았다.  손도 만지고 얘기도 하는 걸 보면 아직까지는 친구 같은 부모 되기는 진행형인 것 같기는 한다.


아직도 푼내기 아마추어 엄마이지만, 오늘도 좋은 엄마가 되려는 노력은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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