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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수 Aug 09. 2023

내 장례식에는 누가 와줄까?

와줘! 나도 갈게!

정승집 강아지가 죽으면 조문객이 몰려들지만, 정승이 죽으면 조문객이 안 온다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권력에 따라 사람의 마음이 움직인다는 얘기일 것이다.


슬플 때 같이 울어줄 사람은 있어도 내가 기쁠 때 진정으로 기뻐해줄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누군가의 기쁨을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사람은 그 사람이 진심으로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일 것이다.


몇 번의 교통사고와 수술, 아버지의 죽음을 겪은 나는 어느 날 '내 장례식에 와서 진심으로 슬퍼해줄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 갑자기 궁금해 졌다. 우리 아버지의 장례식은 누군가 보면 '호상'이라고 했을 것이다. 몇 년 동안 우리 집에는 손님을 부를만한 일이 없었다. 누가 결혼한다든지, 누가 죽는다든지... 물론 몇 년 동안 코로나로 이런 일이 있어도 편하게 손님을 청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


많은 손님과 자식들의 배웅을 받으면서 아버지는 편안히 가셨다. 하지만 나의 장례식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와서 나의 가족의 손을 잡아줄까?'라는 생각을 해보니까, 쉽게 자신이 서지를 않는다. 정규직으로 오랫동안 한 직장을 다닌 것도 아니고, 아이들 키우면서 워킹맘으로 살다 보니 친구들을 살뜰히 챙긴 것도 아니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나는 절실히 느꼈다. 삶이란 것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내일 나의 삶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첫째, 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표현하자!'  사람이 모른다면 알 데까지. 사랑은 표현하면 할수록 더 크기가 커지는 것 같다.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둘째 슬퍼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손을 잡아주자! ' 기쁨은 나누면 2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 옛날분들이 참 현명했던 것을 또 한 번 느낀다.


셋째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내일은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안 올지도 모르는 날이다.


넷째 '한 끼를 때운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먹지 말자!' 아버지의 작별에서 계속 마음에 걸렸던 것이 있다. 아버지는 노년에 들어서면서 육류를 먹지 못했다. 젊었을 때 없었던 육류 알레르기가 생겼기 때문이다. 어류만 어쩔 수 없이 느셔야 했던 아버지는 낙지를 무척 좋아하셨다. 나는 맛있는 낙지를 아버지와 같이 먹으러 갈 생각이었지만 아버지는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먼 곳으로 가셨다. 나는 낙지집을 지날 때마다 아직도 아버지와 못다 한 약속에 목이 멘다. 한 끼 한 끼를 소중한 나를 위해서 좋은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하자!


다섯째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친구 사귀기를 멈추지 말자!' 

가족과 별개로 친구는 삶을 풍요롭게 해 준다. 물론 예전에 알고 지냈던 지나온 소중한 친구들이 떠오른다. 언제까지 닿지 않는 옛 친구들을 그리워만 하겠는가? 주변에 어릴 때 친구들이 아지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너무 슬퍼하지 말자! 100세 시대에 나는 아직 반밖에 살지 않았다. 새로 사귄 친구들에게도 기쁠 때 진심으로 기뻐해주고, 슬플 때 손잡고 같이 진심으로 슬퍼해주자. 그러면 한 명쯤은 진실한 친구가 생각지 않을까? 



'내 장례식에 혹시 올 예정이면, 너무 슬퍼서 흐느끼는 나의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엄마는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얘기해 주세요.' 엄마가 없어도 삶을 꿋꿋이 잘 살라고, 등 한번 두들겨 주고 손 한번 잡아주세요! 나도 앞으로 남은 삶동안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고 그렇게 해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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