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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수 Aug 19. 2023

신림동이 우범지역이라고요? 아닙니다. 젊음의 거리입니다

신림의 추억을 떠올리며

신림동에서 연속해서 강력범죄가 일어났다.

이제 사람들은 어쩌면 신림동이 우범지역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신림동은 고소득직장을 쉽게 갈 수 있는 황금노선이 지나는 2호선 지하철이 지나간다.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가고 싶어 하는 서울대가 근처에 있다. 물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 내리면 서울대가 바로 있지는 않다.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괜히 걸어서 가려고 한다면 "언제 나오냐"며 친구를 책망할지도 모른다. 


서울은 주거비가 아주 높은 도시이다. 서울이 고향이 아닌 젊은이들이 서울에서 살려면 주거비가 제일 많이 든다. 그런데 신림동은 같은 서울 중에서도 그나마 저렴한 거주지가 몰려있다. 지방에서 처음 서울로 상경하는 사람들한테 "제일처음 어디에서 자취를 했냐고?"라고 물어보면 신림동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신림동은 1인가구가 아주 많은 지역이다. 그리고 신림동을 지나다 보면 젊은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예전 20대 때 친구들과 '신림동 순대타운'을 많이 갔다. 신림동 순대타운에서 최초로 볶는 순대를 선보였다는 얘기가 있다.(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순대를 볶아서 파는 맛집이 즐비했다. 그리고 순대는 저렴해서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사람들한테 친구들과 가기 좋은 메뉴였다.


사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순대를 먹지 못했다. 어릴 때 시골 할아버지댁에서 '순대 제조' 전 과정을 본 이후에 순대를 보면 돼지의 울음소리가 귀에 맴돌았기 때문에 차마 목으로 넘기기가 어려웠다. 그런데도 멀리서 친구들이 찾아오면 친구들의 열열한 의지로 '순대타운'을 찾고는 했다. 물론 나는 순대볶음 속에 같이 볶아졌던 깻잎과 같은 야채만 먹었으니, 친구들이 오히려 더 좋아했다. 자신의 먹을 양이 많아졌다고 말이다.


그렇게 나에게는 아스라이 젊은 날의 추억이 깃들어있는 곳이 '신림동'이다.



최근 신림동길에서 '묻지 마 칼부림사건'이 있었다. 지나가는 젊은 남자만 골라서 칼을 휘두르는 사건이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 대한 '묻지 마 칼부림 사건'이었다. 

대낮에 건장한 남성만을 공격했고, 1명이 사망하고 3명을 중상을 입었던 사건이었다. 


나는 기사를 보고 등에 소름이 돋았다. 

사건이 일어났던 그 거리는 불과 얼마 전에 내 아들이 할머니댁에 간다고 걸어갔던 거리였다.


거리에서 무방비상태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칼로 죽인다는 것이 어떻게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인가? 그냥 상해만 입히려는 행동이 아니었다. 첫 번째 희생자는 처음에 저항했지만 계속되는 공격에 쓰러졌다고 한다. 쓰러져있는 희생자의 목을 또 공격했다. 그건 죽이려고 작정한 행동인 것이다. 누구라도 겪을 수 있었던 끔찍한 사건이다. '범인이 며칠 일찍 범행을 저질렀으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인간은 어디까지 잔인할 수 있는 것인가?

우리나라는 사형제도가 폐지된 나라이다. 사형이 구형됐어도 실지로 집행을 하지 않은지 오래다. 범죄자들은 들끓고 있는데 형벌은 점점 더 느슨하고 약해지는 느낌이다. 심지어 인간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모범수라는 이름으로 감형을 받고, 버젓이 피해자가 살고 있는 집 근처에 거처를 옮기는 상황이다. (조두순 얘기다. 물론 여론이 들끓어서 다른 데로 가기는 했지만 '이 상황이 말이 되는 상화인가?' 말이다.)





또 다른 사건이 어제 신림동에서 일어났다. 나는 기사를 보고 다시 한번 '내가 본 게 맞나?' 눈을 비벼야 했다. 대낮에 공원으로 조성된 둘레길에서 여성을 성폭행하고 죽도록 폭행해서 혼수상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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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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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됐다는 말인가? 범인은 cctv가 없었던 곳을 노렸다고 한다. 범죄를 저지르고 피해자를 죽이고 달아나려는 심산이었것 같다. '인간이 인간을 때려서 죽인다?' 어떠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으면 이게 가능하단 말인가? 어떤 가정환경에서 자라면 이렇게 되는 것인가?

'인간은 원래 악한다'는 말을 이제는 믿어야 하는 것인가?


나는 강아지 산책하러 뒷산 둘레길을 종종 이용한다. 이 사건 또한 누구라도 당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한국의 치안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됐다는 말인가?





신림동이 연일 좋지 않은 기사로 오르내리고 있으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

이제 사람들은 신림동을 젊음의 거리가 아니라, 우범지역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


젊은 사람들의 열정과 소시민들의 웃음이 가득했던 낭만의 거리, 젊음의 거리 신림동이 다시 되기를 두 손 모아 바라본다.


제발 지금이라도 평범한 행복을 바라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들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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