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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수 Sep 27. 2023

주유소 앞 줄을 보고 명절을 느낀다.

아버지 없이 처음 맞는 명절

주유소 앞에 줄이 길다. 명절전이구나!


명절 전 할 일이 있어 단골 카페에 들렀다. 단골카페는 지역에서 기름값이 싸다고 소문난 주요소옆에 있다. 요즘 유튜브영상을 만드는 재미에 빠져있어서 유튜브 관련해서 공부도 하고 영상도 만드려고 들린 곳이었다. 그런데 주요소의 줄을 보다 다시 브런치로 들어와 글을 쓰고 있다. 의식의 흐름대로 행동을 하고 있다.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명백하다. 평소 뚝뚝하던 남동생에게서 며칠 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이번 명절에 하루 시간정해서 친정집에서 자고 가라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3달 전에 돌아가신 후 이번 명절은 아버지 없이 처음으로 맞는 명절이다. 아버지 없이 처음 맞는 명절에 어머니가 너무 쓸쓸해하지 않도록 집을 북적거리게 하자는 것이었다. 






아버지!

아직도 그 단어를 떠 울리면 눈물이 쏟아진다.


주유소 앞에 길게 줄 서있는 저 사람들도 명절에 집에 가려고 왔겠지!

명절은 결혼한 주부들한테는 별로 좋은 기억이 없을 것이다. 지난한 시집살이를 겪었던 세대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지금은 시어머니들이 더 스트레스라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명절스트레스 때문에 명절가까이만 되면 각종 멸절 스트레스 비법들은 며느리들이 전수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꿨다고 해도 여전히 며느리들은 명절이 버겁다. 식구들이 많이 모이면 꼭 싸움이 난다는 명절! 다들 서로 돕고 보듬어주고 쓸데없는 잔소리 안 하고 웃으면서 즐거운 명절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서로의 입장을 서로서로 생각하고 배려해 준다면 싸움날 일도 없을 텐데... 어리석은 인간은 자신만 생각하는 어리석움을 저지르면서 살고 있으니, 집집마다 얼마나 명절에 머리 아픈 사연이 많겠는가!


그래도 명절이라고 멀리 사는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님이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지 모른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부모님에 가슴이 미어지는 사람도 있으니...


어쩌면 시부모님이 없어서 편하다는 며느리도 있겠지만, 만날 부모님이 없어서 남편은 어쩌면 가슴이 시릴지도 모르니, 남편한테 내색은 하지 마시길!


보고 싶은 아버지 계실 때 얼굴 보러 더 자주 갈걸... 이제 어머니 보러 많이 다닐게요.

후회해 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또 아버지 생각에 오늘 눈물이 난다. 


 '아버지 너무 그립습니다! 이번 명절에 엄마 손 꼭 잡고 자고 올게요. 아버지 걱정하지 마시고 거기서도 행복하세요! 그리고 엄마 생각할 줄도 알고, 동생이 이제 많이 철든 거 같아요. '


모두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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