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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수 Oct 11. 2023

반려견과의 이별... 쉽지 않을 것 같다.

상상만으로도..

지금 나의 반려견과 이별을 한다는 것은 아니다. 상상만 해도 울컥하는 것 보면 실지로 닥치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밀려든다. 아이들과 처음에 반려견을 집에 오게 하자고 약속했을 때 서로 합의 한 내용이 있다. 반려견을 데리고 오면 무조건 반려견이 사람보다 먼저 떠난다. '우리는 그걸 염두에 두고 강아지를 데리고 와야 한다'. 하는 말을 아이들과 합의 하에 강아지를 우리 집으로 데리고 왔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아이 들과 했던 약속들이 지켜지는 건 없는 것 같다. 이 약속도 내가 제일 견디기 어려울 것 같다.


한동안 유튜브 '에버랜드 인기스타 '푸바오' 판다에 빠져서 영상을 보면서 히죽거리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 요즘도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돼서 나오는 '푸바오'의 귀여움에 영상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가 종종 있다. 보고 있으면 절로 하루의 피로가 사라지는 것 같은 힐링을 느낀다. '푸바오'의 영상을 본 덕분에 동물 영상들을 유튜브 고리즘으로 가끔 추천받는다.


오늘 눈에 띈 영상하나에 마음을 뺏겼다. 그 영상은 한 달 동안 잃어버린 고양이를 다시 찾는 영상이었다. 입양을 보냈는데, 영상 속 고양이는 입양과정에서 달아나 버려서 한 달 동안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전단지를 통한 제보자의 도움으로 아파트 주차장에서 한 달 동안 숨어 지내던 고양이를 발견한다. 하지만 발견된 고양이는 꽁꽁 숨어버린다. 결국에는 고양이를 전문으로 찾아준다는 사람들을 불러서 드디어 우여곡절 끝에 고양이를 구출하는 데 성공한다.


나는 영상 중간에서부터 울고 있었다. 고양이를 자꾸 놓치고, 숨어버리고, 찾을 수 없어서 찾아 헤매고, 기다리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 집에 있는 '강아지가 저랬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였을 것이다.

그 영상 속 주인도 결국 고양이를 찾고 나서 오열했다. 마음을 졸였던 그 마음이 전해져서 나도 같이 울었다.



우리 집 강아지는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이다.  이제 우리 집에 온 강아지는 동물이 아니라, 자기가 사람인 줄 아는 것 같다. 이불이 깔려있는 곳에만 눕고, 소파에서도 가장 좋은 자리에 배를 보이고 사지를 뻗고 누워 있는다. 집에서 배변을 하지 않는 관계로 여름에 섭씨 35도가 넘어도, 겨울에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져도 나는 개와 산책을 매일 다닌다.


그런 우리 집 강아지를 잃어버렸다는 상상만 했을 뿐인데 폭풍 눈물을 흘리는 나를 보니, 먼 훗날 이별이 벌써 두렵다.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제일 문제일 것 같다. 아이들이 하기로 했던 산책을 포함한 모든 강아지에게 해줘야 하는 케어가 모두 나의 책임이 된 지 한참이라 강아지와 나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우리 집 강아지는 나의 소중한 반려견이 된 것이다. 그러니 강아지가 없다는 상상만으로도 쉽지가 않다.




영상 속 고양을 찾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찾는 영상을 보는데도 이렇게 눈물이 쏟아지는데... 주책이다!

찾지 못했다면 생각만 해도 너무 슬픈 영상이었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이끄는 데로 영상을 열심히 보다가 옆에 있는 우리 강아지를 다시 한번 '쓰담쓰담'한다.


뭐든지 '옆에 있을 때 잘해줘야지!'라는 진실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며, 우리 강아지에게 '개껌'을 투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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