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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수 Mar 12. 2022

드라마는 재밌다

습관처럼 오늘도 드라마를 보는 나한테....

나는 의지가 약하다.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드라마를 좋아한다.

한번 보기 시작하면 계속 보게 된다. 재밌다 ㅋㅋ


아무 생각 없이 보기 시작하면 하루 종일도 보고 있게 된다.

예전에는 보고 싶은 드라마가 있으면 본방 시간을 지켜서 달려와야 했다.

지금은 얼마나 편한 시절인가? OTT(over-the-top service) 서비스를 이용하여 자기가 보고 싶은 시간을 이용하여 보고자 하는 것을 편하게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이제 더 이상 50% 넘는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것도 OTT 서비스 때문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방송국에서 송출하는 시간만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디즈니 등등의 OTT 서비스를 가입해서 원하는 시간에 보면 되니까 말이다.


코로나로 인해서 강제적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집에 있는 시간은 많아지는데,  할게 한정적이다 보니 OTT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을 것이다.

우리 집에도 취향이 완전히 다른 아이들이 있다 보니까, 처음에는 하나의 서비스를 가입해서 보다가 아이들이 취향에 맞추다 보니까 어느새 3개의 서비스를 신청해서 보게 됐다.


어찌나 다양하고 많은 콘텐츠가 있는지 한번 보게 되면 1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몰아서 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하루가 지나가 버린다. 어떨 때는 며칠 동안 계속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직관적으로 재미가 있어서 좋다. 시간도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간 시간을 생각하면 한심한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누구는 미라클 모닝을 실천해서 책도 쓰고 투자도 했다는데, 나는 그 시간에 TV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어느 날 극단적인 처방을 하기로 했다.

OTT 서비스 가입한걸 모두 다 취소하기로 했다.

스스로 할 수 없으면, 할 수 있는 환경을 강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학창 시절에 집에서 공부가 안되면,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하는 것과 같은 것일 것이다.

나처럼 의지가 약한 사람은 무언가를 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할 수 있는 환경에 나를 억지로 밀어 넣어야 한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은 형제가 많았다. 좁은 집에서 여렷형제가 지내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거기서 개인의 사생활이란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공부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해도 옆에서 TV를 보고 있는 동생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동화돼서 같이 보곤 했다.

그래서 집에서 한참 떨어져 있던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하곤 했다.

어쩌다 도서관에 가기 싫어서 안 가게 되면 그날은 공부를 못하는 날이 되곤 했다.




요즘 살이 점점 쪄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나의 몸무게를 볼 때마다 다이어트를 결심해도 금방 그 결심은 먹을 것 앞에서 사라져 버린다.

 "인생 뭐 있어? 이렇게 맛있는 걸 먹으려고 사는 거 아니겠어?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라고 날마다 외치면서 

매일 올라가는 몸무게에 속상해하고 있다.


어떻게든지 돈을 아껴서 스스로 알아서 다이어트를 하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겠다.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실천이 어렵다는 걸 나도 느끼고 있다.

그래서 매일 내가 가고자 하는 이정표를 정해서 우리 집 강아지 코코와 산책을 하고 있다.


아침에 내가 출근 준비를 할 때는 우리 집 강아지 코코는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자기가 좋아하는 잠을 자느라 말이다.

하지만 평상시 산책을 가는 시간에 내가 외출복을 입기 시작하면 어떻게 아는지 졸졸 따라다닌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사료를 먹고, 물을 마신다.

밖에 나가기 전에 자기도 준비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나를 너무나 초롱초롱한 눈으로 빤히 쳐다보면서 계속 따라다닌다.

그러니 어떻게 나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 1시간씩 강아지와 강제 산책을 하고 있다.

물론 날씨가 춥거나 더운 날에는 나가고 싶지 않을 때도 종종 있다.

하지먄 코코의 초롱초롱한 눈을 보고 있으면 안 나갈 수가 없다.

코코가 나를 강제 운동을 시키고 있나 보다.




난 여전히 드라마를 좋아한다.

하지만 공중파에서 하는 걸 방영시간에 맞춰서 본다.

볼 수 있으면 보고, 시간을 놓치면 못 본다.

그렇지만 이게 훨씬 좋은 것 같다.

TV에 나를 뺏긴 것 같지 않아서 좋다.

이전에는 내가 TV에 지배당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나니까, 시간이 남아서 책도 더 읽고, 산책도 더 하고,  

아이와도 얘기도 더 많이 하고, 글도 더 쓰고 좋다.

이렇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았었구나!! 

새삼 느끼면서 말이다.




모든 사람의 인생이 공평하지는 않다.

어느 부모 밑에서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냐에 따라서

출발선부터 다르니 말이다.

하지만 모든 인간한테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있다고 한다.

그건 "시간"이다.

재벌이라고 하루 시간이 48시간이고 가난하다고 24시간이 아니다.

그러니 나한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쓰냐는 개개인의 선택인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의 간절한 하루다!"라는 걸 잊지 않고 다시 한번 소중히 여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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