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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수 Feb 11. 2023

프리랜서의 비애

프리랜서로 살아남기



나는 프리랜서다. 좋게 말해 프리랜서이지 나쁘게 말하면 비정규직이다. 나는 내일의 소득을 장담할 수가 없다. 다행이라며 다행이지만 나의 일은 1년 단위의 계약으로 진행된다. '그럼 1년은 마음 편하게 지내겠지!'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건 가을까지의 안전감이다. 겨울이 다가오면 다음 해의 계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왠지 나를 고용하는 '갑'에게 계속 눈치를 보게 된다. 그렇게 되다 보니까 겨울이 날씨가 추워서 쌀쌀해지는데, 나의 마음은 더더욱 쓸쓸하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 평균적인 급여를 책정하기가 어려워서 금전적인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 그래서 다른 수입의 파이프라인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그것도 성과가 좋으면 얼마나 좋겠냐?' 하지만 나는 가슴이 새가슴이다.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실행하기가 너무나 어렵다. '일단 해보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거기서 다시 해결책을 찾으면 된다.'라는 것을 이론적으로 알고 있다. 실지로 그런 경험도 해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인가 하지 않았던 것을 시작하려면 안 되는 이유를 나도 모르게 수십 가지 찾으면서 발목을 잡히고 만다. 


'세상에 왜 나만 앞으로 가는 길이 막막한 것 같고, 길이 없는 것 같을까?' 하지만 그건 나만의 생각이 아니다.

전업주부들은 워킹맘을 부러워하고 워킹맘들은 남편돈으로 편하게 생활하는 것 같은 전업주부가 부럽다.

누구나 실행력이 좋고, 생각하는 데로 행동하고 성과를 냈다면 세상에 부자가 아닌 사람은 없을 것이다.


20년 전에도 서울역에는 노숙자가 있었다. 그럼 지금 20년 전보다 고도로 발달된 세상인데 서울역에는 노숙자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여전히 서울역에는 노숙자가 있다. 나보다 못한 사람들이 내가 지하 15층까지 가서 답답함을 느낀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존재한다. 물론 다른 사람의 불행을 가지고 나를  위로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만 그렇다도 생각하고 고통을 느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나는 나를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다. 남들이 나를 너무 많이 아는 것 같아서 부끄럽다. 나도 안다. 다른 사람은 나한테 관심이 없다. '승리'라는 연예인이 그렇게 떠들썩하게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감옥에 갔어도 며칠 전 '승리'가 감옥에서 나왔다는 기사를 보기 전에는 잊고 살았다. 나는 '승리'라는 사람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 그렇게 시끄러웠던 누구나 알고 있는 연예인도 우리들의 망각 속으로 사라졌었는데, 하물며 세상에서 나의 존재를 얼마나 많이 안다고 우리는 세상의 남의 눈치를 보고 사는 것일까? 아무도 나한테는 관심이 없는데 말이다.


다시 프리랜서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얘기해 보자. 나한테 '갑'이었던 사람들한테 재계약 전 몇 달 동안 아무리 눈치를 보고 살아도, 결국에는 결과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그냥 나의 일에 최선을 다하자. 쓸데없이 '갑'인 사람들의 눈치는 보지 말자! 내가 '갑'에게 친절한 것은 필요하지만 내가 그 사람한테 비굴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 그냥 본인의 이득을 위해서 움직일 뿐이다. 


오늘도 위에서는 그렇게 우아해 보이는 '백조'인 우리 프리랜서는 오늘도 쉴 새 없이 물밑에서 다리를 쉼 없이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20년 프리랜서의 뼈아픈 경험에서 느꼈던 살아남는 팁은 이렇다.

1)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실력의 나를 만들자.

2) 친절하되 비굴하지는 말아라. 비굴했는데 재계약이 안되면 멘털이 나간다.

3) 고객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라.

4) 지나간 고객에 손 흔들지 마라. 나는 최선을 다했으면 미련을 갖지 말아라,

5) 나만 포기하지 않으면 나는 계속 성공할 것이다. ('포기'는 배추를 세는 것이다.) 

6)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라.

7) 한 우물만 파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한 우물만 너무 깊이 파고 다른데 눈 돌리지 않으면 그 구덩이에서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8)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아라. 생각하고 일단 실행하라. 실행하다 보면 해결 방법이 보인다.

9) 나이가 어릴수록 반드시 내가 할 수 있는 자격증을 취득하라. ( 결국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자격증으로 귀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10) 돈만을 생각하지 말아라. 돈을 좇는다고 돈이 내 것이 되지 않는다.

11) 양손에 꼭 쥐고 있으면 더 이상 다른 걸 잡을 수 없다.(때로는 내가 하고 있는 것을 포기해야만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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