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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수 Feb 26. 2023

왜? 나의 한계를 세상이 정해?

깜짝이야? 이거 내가 하는 말인데..

(출처:티빙)



요즘 '대행사'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성공하지 못한 여자가 안방 구석에 앉아서 대리만족하면서 보기 딱 좋은 드라마이다.

그렇다고 나를 동정하지는 말기를.. 나는 나만의 방정식으로 열심히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필드에서 세상의 한계에 부딪치면서 앞으로 나가는 모습에 동질감을 느낀다.

이런저런 '권모술수'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 자신의 실력으로 극복하는 모습에 나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이 대리만족하고 있는 것이겠지!

더더군다나 세상에는 실력만으로 되는 게 많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말이다.


프리랜서는 매시간이 평가의 시간이다.

정해져 있는 기간이 없기 때문에 지금 잘린다고 해도 이상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어떤가? 예전에는 정규직이 대부분이 직업군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규직 관문으로 계약직인 것처럼 3개월 인턴 시절을 거쳐야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정규직으로 전환이 가능한 인턴자리보다 단기 인턴이 끝나면 또 다른 자리를 찾아봐야 하는 자리들도 많다. 


오늘 신문기사에서 읽은 내용인데, 잘 나가는 스타트업 IT기업에서 정규직 조건으로 3개월 인턴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나는 시점에 정규직으로 전환이 아니고 회사에서 잘렸다고 한다.

일단 들어갈 때 3개월 계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갑'인 회사는 아무런 부담이 없는 것이고 '을'인 직원만 조용히 회사를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다시 자기소개서를 쓰고 지원서를 작성하고 스펙을 만들고... 이런 과정을 정규직 직원이 될 때까지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은 '직원 자르기 참 좋은 시절'이다! 드라마 '대행사'에서도 계약직 비서는 아무런 대항도 못하고 그냥 회사에서 나가야만 했다.




어렸을 때 형제자매가 많았던 우리 형제를 통제하기 위해서 우리 엄마가 즐겨 쓰던 문장이 떠오른다.


'참는 사람이 이기는 거다.'

'항상 착한 끝은 있다.'

'지는 게 이기는 거다.'


그런데 어머니~~ 

살아보니까 이렇더라고요.


'참는 사람이 이기는 거다.' ---> 참으면 병 생긴다!

'항상 착한 끝은 있다.' ----> 착한 끝은 '호구'된다!

'지는 게 이기는 거다.' -----> 지는 건 진짜 지는 거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얘기는 절대 하지 않았다.

나와 다르게 어려운 상황을 피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맞서서 이겨내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대행사' 드라마의 주인공인 '조이사'는 착하기만 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독한 말도 서슴지 않게 하는 사람이다. 물론 속마음은 착한 사람이지만 말이다.


'권모술수'가 판치는 사회에서 사실 착하기만 한 사람이 성공할 수는 있는 것인가?

하지만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챙길 줄 아는 의리 있는 사람이다.

집이든 직장이든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삶을 영유할 힘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세상에는 아직도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대기업 여성임원의 비율만 봐도 추출해 볼 수 있는 얘기다.

가정과 일을 양립시키기 위해 사내 복지를 늘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아서 주양육을 해야 하는 여성의 사회적 성공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회에서 성공한 기혼 여성은 아이가 없거나, 미혼이거나, 이혼했거나, 다른 여성의 희생(친정엄마나 시어머니)이 있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오늘 밤에 마지막 회를 방송한다는 드라마 '대행사'처럼 사회에서 남자와 똑같이 성공하는 여성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우리 딸이 어른이 되기 전에 말이다.


'딸, 그런데 결혼해서 아기 낳으면 니 애는 네가 키워야 한다. 엄마도 엄마가 혼자 힘으로 키웠어!'라고 말은 하고 있지만, 과연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딸이 직업을 계속하기를 원하는데 아이를 돌볼 수 없어서 직업을 그만둔다고 하면 결국에는 내가 도와줘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포기했듯이 내 딸이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도록 말이다.


'왜? 세상이 나의 한계를 정해?' 50대인 나도 세상이 정한 한계를 계속 무너뜨리려고 노력한다.

성공하든 성공하지 못하던 나는 포기하지 않고 한결음 한걸음 나아갈 것이다.


이상은 드라마를 보면서 별생각을 다하는 방구석 아줌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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