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drea May 24. 2022

원고 청탁과 문장 수집

4월에 들어서면서 어느 잡지사에 원고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원고를 보내면서 브런치와 SNS 계정도 적어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5월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소식이 없자 적었던 원고를 브런치에 올렸지요. 5월에는 소설 쓰는 작업에 몰두하면서 4월에 원고를 보냈던 일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잡지사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내가 보낸 원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곧장 전화 통화를 하게 되었지요. 감사하게도 잡지사 편집자는 내가 보낸 원고가 너무 좋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브런치에 들어와 보니 원고가 이미 발행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지요. 잡지에 원고를 싣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상에도 발행한 적이 없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어서 그냥 브런치에 올리게 된 것이지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편집자는 제게 원고 청탁을 의뢰해도 되겠냐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원고 마감 기한이 다소 촉박해서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편집자가 요청하는 주제는 내가 평소에 주로 생각하고 있는 주제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청탁을 수락하게 되었지요.      


나는 순간 떠오르는 책들을 찾아 읽기도 하고 그동안 수집해온 문장들을 다시 읽어 보면서 주제에 맞은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예전에는 책을 읽으면서 맘에 와닿는 문장이 있으면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었습니다. 때로는 파란색이나 빨간색 볼펜으로 생각을 메모해놓기도 했지요. 그런데 책은 한 번 읽고 나면 다시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책을 다시 보게 되더라도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뒤일 것입니다. 물론 한 번 읽은 것만으로 머릿속에 남아 있다면 다행인데 대부분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리고 제가 기억력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어디서 봤던 문장인데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책을 하나하나 뒤질 수도 없는 일이지요.  


그런 점이 아쉽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언젠가부터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인터넷만 된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저장소에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책을 읽다가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있으면 클라우드 파일에 메모해 두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파일의 부피는 커지게 되었지요. 가끔 파일을 처음부터 훑어볼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길을 가다가도 찾고 싶은 문장이 있으면 '찾기'를 이용해서 곧바로 문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나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부터 USB를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게 되었습니다. 사용하면서도 참 편리한 서비스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수집된 문장을 다시 읽어 보면 처음에 그 문장을 읽었을 때의 느낌이 되살아나는 것도 즐겁습니다. 물론 모든 문장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수집된 문장을 읽다 보면 내가 어떤 문장들을 좋아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내가 쓰는 글도 유사한 색채를 띠고 있다는 것을 종종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려고 하지만 그것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읽고 싶은 책들은 주로 마음이 움직여서 읽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남녀의 비율을 법률로 할당하듯이 당분간은 책의 장르도 비율을 정해둬야겠다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합니다.      

수집해 놓은 문장들 덕분에 다행히 요청받은 글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하루 이틀 점검한 후에 발송할 생각입니다. 


오늘 일로 좀 더 인내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글 쓰는 일이 그렇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5월에는 몇 군데 소설 공모에도 응모했습니다. 물론 과정은 재미있었지만 응모가 끝나면 오롯이 기다리는 일만 남습니다. 그러면 이런저런 번뇌가 찾아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럴 때 바로 필요한 것이 인내란 걸 오늘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던 것입니다.      


여러 권의 소설책을 출간한 어느 작가님은 퇴고하고 있는 원고를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렸더군요. 그 사진을 보면서 얼마나 그 작가님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험이 풍부한 작가님도 저럴 진데 나 같은 사람은 더 뛰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심기일전했던 일도 있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여름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햇볕이 따가워 두 팔에 여러 번 선크림을 발랐습니다. 그래도 햇볕이 내 피부에 스며드는 기분은 좋았습니다. 내일은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햇살이 주는 이로움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단, 선크림은 꼭 바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지극히 인간적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