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_말이 칼이 될 때

2020.04.14.불날

by 이길 colour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200415141509_1_filter.jpeg [출처: 핀터레스트, 그림: 이길]




말이 칼이 될 때,

내뱉어지는 단어는 잔인하고

감정은 참혹하다.

말의 대상이 되는

현상의 본질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폭주하는 과정에서

살아남은 것이 결코 승리한 것은 아니며,

익숙해진 살기를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멈출 수 없을 때 남루함은

비굴하기조차 하다.


상대를 궁지로 몰아넣었을 때의 이중적 감정은

분노와 불안으로 대표되며,

후회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내뱉어지는 파괴적 단어와 히스테릭한 감정의 표출은

나의 상태가 얼마나 급박했는지를 알리는

모르스 부호로 포장된다.


나는 알고 있다.

까짓 몇 개의 단어로,

내 상태를 적절히 표현할 수 없다는 것,

내 감정을 이해시킬 수 없다는 것,

내 맞은편에서 나를 응시하는 타인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부메랑처럼 되돌아올 말에

예리하게 베일 상처가 두려워

미리 겁먹은 나는

상대방에게 이야기 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대부분 두려운 감정은

이처럼 과장된 행위로 표현된다.


단어의 의미를 곱씹으며

보폭을 줄이고,

발걸음에 집중해야 한다.

나의 한 걸음, 한 걸음을 관찰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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