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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길 colour May 03. 2021

산산히 흩뿌려져, 반짝

2021. 04. 02. 금













온 몸에 수분이 가득한 날,

그런 날은 하루종일 눈물을 달고 다닌다.


누군가 말을 건네기만 해도,

스쳐지나가기만 해도,

당췌 이유없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고

범벅이 되어 흘러내린다.


억눌려있던 무언가 터진 것 같기도 하고

임계점을 넘은 무언가가 주체를 못하고 흐르기도 한다.


계획되지 않은 눈물에 당황하는 것은

나이기도 하고

상대이기도 하다.


농담이 눈물겨울 수도 있고

미소가 너무 눈부셔 눈물이 나기도 한다.

이 글을 쓰는 순간이 감격적이라

눈물이 나기도 한다.


슬퍼서 그런것도 아니고

기뻐서 그런것도 아니다.

그저 뭉클한 무언가가 내 눈물 스위치를 내리누르는 듯 하고

이러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눈물이 난다.


낱낱이 밝혀내기에

마음의 길은 너무 꼬여있어 복잡하고

일상 경험의 조각과 파편은 어딘지 모를 곳에 깊게 파고들어

주워모아 복원할 수 없다.


오늘 역시 외면하고 억눌렀던 감정이 채 사그라들지 못하고

마음속을 후벼놓는다.

몸이 먼저인지, 마음이 먼저인지 알수는 없으나

날뛰는 몸과 마음을 정연하게 가다듬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하루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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