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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길 colour Dec 26. 2018

Drawing_청년작가 엿보기
#01_열정

I 맛심(마씸)  #01_청년예술가 김신익

                 


                   드럼치는 김신익의 「음악일기」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음성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제주에서 보기 드문 드러머라는 풍문과 신문기사에 실린 호감형 이미지가 겹쳐지며 그를 만나러 가는 발걸음에 기대감이 실린다.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던 그와의 만남에, 덤으로 얻어진 Singer-Songwriter 콘서트 초대가 설렘에 한 몫 하는 듯하다. 그렇게 작은 공연장 ‘낮과 밤’으로 들어선다.


            

▲사진 1. 2018 Singer-Song Writer FESTA (낮과 밤 공연장) ⓒ이경아



   가을을 알리는 빗방울이 휘몰아쳐대는 날, 습한 지하 공연장의 상황은 별다른 연출을 하지 않더라도 완벽한 밤의 모습을 갖추었다. 적막하지만 평화롭고, 눅눅하지만 낯설거나 불쾌하지 않다. 관객이 들어서는 인기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조명을 손보고 있는 뒷모습만으로도 그가 드러머 김신익임을 짐작케 한다.



▲사진 2. 2018 Singer-Song Writer FESTA 공연 전 리허설 모습 ⓒ이경아




   구석에 자리를 잡고 관객을 가장한 채 그의 모습을 지켜본다. 성큼성큼 의자 사이를 누비며 날렵하고 재빠른 솜씨로 리허설을 마무리하는 주인장으로서 그의 모습이 퍽이나 인상적이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틈새시간을 빌려 드러머 김신익의 음악인생을 나누어본다.


          

▲사진 3. 김신익 드러머 ⓒ이경아




「음악일기」



Q. 드러머로서 음악인생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모든 것은 작은 동아리 방에서 시작되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당시 새벽소리라는 그룹사운드 활동이 15년 음악인생의 출발점이 되었다.

나이가 차 군대를 가야 하는데, 일반병으로 따분한 생활을 견디기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군악대를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없어 난감했다. 

그런 중에 드럼이라는 악기에 매료되어 드러머로서 음악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Q. 드러머로 살아가며 의미 있었던 경험은?


A. 제주에서는 정식레슨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결국 2008년 깊이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뚝심 하나만 가지고 무작정 서울로 향했다. 

그 당시 음악중심지였던 홍대 근처를 전전하며 현장에서 많이 배우기도 했지만 무언가 아쉬움이 남았다. 

학교를 선택했고, 최우수학생으로 졸업했다. 

한때 자퇴를 생각하던 내가 최우수학생이 될 수 있었던 건 단 하나, 즐기는 자로서 몰입했기 때문이란 생각을 한다.



Q. 음악의 소재를 어디에서 찾는지?


A. 음악은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여기서 현실이란 내가 살고 있는 지금-여기의 모든 것들을 의미한다. 

내 삶과 나를 둘러싼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소재들을 음악의 주제로 삼고 있다. 

강정 구럼비 헌정 앨범에도 참여하였으며, 4·3사건 70주년을 기념하는 4월의 꽃 앨범에도 참여하였다. 

지역의 특성을 살린 컨텐츠를 제작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 



Q. 제주에서 뮤지션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A. SNS와 미디어가 활성화되면서 음악을 향유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졌다. 

정말 놀랐던 것이 터키에 나의 팬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의 음악은 나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기 보다 부끄러운 일기와 같다. 

이러한 진심이 통해 아리랑 라디오 방송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관객과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 

과거와 달리 제주에서도 지역특색을 살린 앨범제작과 공연이 가능한 시대이다. 

뮤지션에 대한 해석을 넓게 해야 한다. 

공연을 준비하는 인력부터 무대에 오르는 인력까지 다양한 인력풀과 이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제주문화예술재단에서 마련한 기획자 양성과정은 앨범을 제작하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 드러머였고, 앞으로도 드러머로 살아갈 계획이다. 

하지만, 제주 뮤지션으로 음악에 대한 폭넓은 해석과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도록 능력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Q. 향후 계획은?


A.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무언가 명확하고 확실해서 선택한 적 역시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에 항상 충실했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다. 

당장 불혹의 나이에 들어서기 전에 “마흔(40)여행”을 하고자 한다. 

조금 더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며, 다양한 음악의 소재를 찾고, 100곡의 음원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1/3정도 목표를 이뤘다. 음반을 발표하며, 새로운 뮤지션들을 발굴하고 함께 작업할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뿌듯하다. 



Q. 청년들에게 한 마디를 건넨다면?


A. 난 드러머다. 그런데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음반을 제작하기도 한다.

 열정이 있다면 못할 일이 없다. 스스로를 믿고 많은 도전을 해보길 권한다.





            


▲사진 4. 2018 Singer-Song Writer FESTA 공연 모습 ⓒ이경아





   녹록치만은 않았을 음악여정을 들으며, 그에 대한 관심이 제주의 뮤지션에 대한 호기심으로 확장된다. 삶에 있어 프리스타일을 추구하는 그의 인생철학이 15년간 드러머로 살아온 음악적 책임감과 균형을 이루어 조만간 멋진 음반을 만날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든다.





#본 컨텐츠는 https://artknock.net에 게재된 저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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