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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길 colour Jan 29. 2019

 Drawing_청년작가 엿보기
#03_공감

I 맛심(마씸)  #03_청년예술가 신지아



    동백꽃 그녀 "신지아"의 「건강싸롱」





신지아작가를 만나러 가는 길은 꽃길이다. 

제법 추위가 찾아오는 늦가을과 초겨울 즈음에야 빛을 발하는 붉디붉은 동백길이다. 

꽃길을 아름아름 지나다보니 오소록한 대문과 살림을 갖춘 “공간동백”이 있다.

 그 곳의 대문을 수놓은 유쾌한 포스터가 저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엔돌핀의 상승을 온몸으로 감지하며 조심스럽게 들어선 곳은 

신지아의 또 다른 세상, 건강을 위한 해프닝이 끊임없이 계속되는 「건강싸롱」이다. 


 








[ 청년작가 신지아를 만나다 ] 



Q. 들어서는 순간부터 너무나 흥미롭고 재미있어요! 어떻게 이런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나요? 

A. 어렸을 적부터 소아천식을 앓고 있어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거의 나가지 못했어요. 

집에서 누워있거나 앉아있는 게 전부였지요.  

기침이 시작되면 멈추지 않아 빠르게 걷거나 뛰어본 적이 없었고요. 입에 약을 달고 살았어요.  

사탕을 먹으면 기침이 잠시 멈추기 때문에 항상 입에 넣고 있었는데요.  

하도 많이 먹어서 아침이면 게워내기도 했어요.  

그렇게 건강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해프닝 퍼포먼스 개념의 전시를 진행하게 되었어요. 



Q. 작가님이 마련한 퍼포먼스 전시를 어떻게 즐기면 될까요?

A. 개인의 취향에 따라 눈에 띄는 데로 즐기는 것도 가능하구요.  

굳이 순서를 설명하자면, 1단계)다양한 건강소품은 담은 안전공간① -> 2단계)명상의 도구 레고뽑기 -> 3단계)다양한 건강소품을 담은 담은 안전공간② -> 4단계)댄스큐어 워크북 -> 5단계)최적의 움직임 -> 6단계)댄스큐어 메이킹필름&자유움직임을 위한 도구로 이동하시면서 즐겨보세요.



Q. 이렇게 다양한 참여를 유도하는 퍼포먼스 전시는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 무대를 마련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A. 발레를 전공하며 천식을 극복했어요. 

하지만 외로움이라는 단어는 제 삶에서 항상 떠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 사람과 만나는 시간보다 거울을 대하는 시간이 더욱 길었어요.  

거기에다 무대공연은 일방적인 소통이 이뤄지는 공간이라는 데 한계를 느꼈던 것 같아요.  

본능적으로 소통과 공감에 갈증을 느꼈죠. 무대와 관객의 거리감을 극복하고 싶었어요.  

홍대 앞 동진시장에서 3시간 발레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지하철 역사에서 3일 24시간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그런 경험이 켜켜이 쌓여 발레리나에서 설치작가로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후에 사람들과 더욱 깊은 소통을 위해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작품과 관객의 거리를 좁히는 방법을 고민했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Q. 예술이라는 영역에서 작가와 관객의 거리감과 소통에 대한 고민이 깊은 것 같아요.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떻게 극복하면 될까요?

A. 저는 발레리나였어요. 

제가 퍼포먼스 작가로 활동을 한다고 했을 때 의아하게 보시는 분도 계셨죠.  

‘미술을 전공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가능하지?’라는 생각이셨던 것 같아요.  

그러나 막상 현장으로 들어가보면 퍼포먼스 예술에 대한 관객의 반응이 긍정적이고 다양해요.  

관객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내기 때문이지요. 

작가와 관객의 거리감은 무언가를 내려놓고 영역을 허무는 데서 시작된다고 봐요.  

시각적으로 감상하는 미술이라는 영역을 허물고, 작가로서 카리스마를 내려놓는 거죠.  

제 작품의 의도와 의미를 관객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과정에서 공감과 소통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러한 것들을 경험했고, 경험하고 있고, 경험하게 되리라 여겨요. 



Q. 향후 어떤 작품계획을 가지고 계세요?

A. 제 삶과 예술작업을 같이 가져가려 해요. 

이번 전시처럼 예술에 건강을 접목시켜려 해요.  

가령, 헬스센터에 미술작품을 전시한다던가, 

스피닝 하면서 예술관련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멋진 작품이 그려진 매트 위에서 스트레칭을 한다면 어떨까요?  

이렇게 예술에 대한 지식과 관계없이 누구나 선택하고 경험할 수 있는 

대중적인 공간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그녀는 동백꽃을 닮았다.  

전문 작가만 할 수 있는 미술이나 지식인만 향유할 수 있는 예술을 허물고 

새로운 길을 나서겠다는 그녀의 각오는 겨울추위를 두려워하지 않고 피어나는 동백꽃의 형태이다. 

자신이 겪었던 외로움의 생채기를 기억함으로써 

타인을 위로하는 에너지의 원천으로 재생산 해내는 그녀의 모습은 

자기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동백꽃의 행적이다. 

퍼포먼스 영역마다 자신의 사연을 직접 쓴 손글씨를 보며 동백꽃의 향기가 아낌없이 전해진다. 

그녀와의 짧은 2시간 동행만으로도 내 마음은 이미 꽤나 많은 삶의 찌꺼기들을 정화해낸 듯하다. 

신비로운 신지아의 「건강싸롱」에서 몸과 마음이 조화로워지는 강렬한 느낌을 당신에게 꼭 전하고 싶다.  











#본 컨텐츠는 https://artknock.net에 게재된 저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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