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_마음 안팎의 온도차

2019.11.27.물날

by 이길 colour




[Drawing by Lee_뜀박질]



요가명상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다.

내리는 비에 뿌옇게 흐려진 창이 거슬린다.

갑작스런 한기에 히터를 켰다.

시야가 더욱 가려진다.


지금의 내 마음과 같다.

안과 밖의 온도차가 창을 뿌옇게 만든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추위를 무릅쓰고 실내의 온도를 낮춰야 한다.


지금의 나 역시

평정심을 찾고

바깥 기온에 맞추어

마음의 온도를 조절해야 한다.

굳이 실내 온도를 올리지 않더라도

옷깃을 조금 여미면 견딜만한 추위이거나,

잠시 창을 열어

몽롱한 정신을 감쪽같이 깨워줄 바람맞이를 할 수도 있을텐데,

선택은 나의 몫이다.


창을 한가득 열었더니

찬 기운이 뺨을 타고 발끝까지 전해진다.

전류처럼 몸을 타고 흐르는 감각안에서

어제와 오늘의 경계를 명확히 인식한다.

나는 왜

살며시 찾아온 추위를 알아차리지 못했던 걸까?

오늘따라 몸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이

왜 이리 견디기 힘든 걸까?


'앗차'하며 라디오를 켠다!

매주 이 시간 나직한 DJ의 목소리가 빠져 있다.

매 순간 내 취향을 저격하는 음악이 아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어느 순간 마음을 쏟고 있던

개인적이고 사소한 것으로부터

위안을 얻었음을 알아차린다.

상실했을 때,

자리를 비웠을 때,

사무치는 그리움을 알아차린다.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묻혔을 소중한 것들을

제때 알아볼 수 있는 시선을 갖추는 것이

명상을 통해 이루고 싶던 것들인데

놓쳤다!!

놓쳤음을 알아차린다!


그러고 보면,

불편함이란 감정은

본능적이며 직관적인

마음의 시그널이다.


관계속에서 뭔지 모를 불편함,

생활속에서 뭔지 모를 불편함,

불편함의 시그널은

무어라 정확한 이유를 댈 수 없지만

빠트리거나 지나쳐버린 대상과

피하고 싶지만 대면해야 할 것들이

있음을 스스로에게 알려준다.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몸과 마음이

끊임없이 무언가를 챙기는 가운데

나는 어디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일까???

조금 더 현명한 선택이 요구될 때

본능적인 나는 주저없이

불편함의 시그널을

스스로에게 보낸다.

해석과 선택은

지금-여기의 내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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