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_치유의 숲에서 나와 함께 춤을_시작편
2019.12.23.달날
by 이길 colour Dec 23. 2019
'춤'
이란 단어는 내 인생에 존재하지 않았다.
오늘을 맞이하기 전까지!!
최근에 즐겨보던
"썸★★" 역시
음악이 좋아서
또는
나름 마음을 쫄깃하게 하는 찰진 단어가
퀭한 마음을 지혈하는 효과가 있어
헐거운 마음의 응급처치용으로 간간히 들여다보곤 했다.
이렇게 순수한 마음에서
금요일 저녁이면 모든 약속을 뒤로하고,
실시간 방송 시청을 위해
아이들과 패드 쟁취전을 벌였다.
어디까지나!
음악과 단어가 좋아서였다.
리듬에 몸을 싣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뿜는 '춤'이라니?!
이런 것 따위가 좋아서,
누군가에게 으름장을 놓으며 패드를 장악할 내가 아니다.
저녁밥상을 대충 물리며
바싹 구운 옛날 치킨 2마리를 시켜놓고,
'딸칵' 맥주를 열어낼 내가 아니란 말이다.
[Drawing_서귀포 치유의 숲길 초입]
이런 내가
호기롭게 신청한 프로그램은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 이뤄지는 '숲에서 깨어남'!!
1년여의 기간 동안 명상지도자 2급 과정을 마치고,
과연 나에게 '집중'과 '알아차림'의 과정을 밞아나갈
자질과 에너지가 있는지 끊임없이 의심하는 순간의
선택이었다.
앞으로 나아갈 것인지,
멈추어 조망할 것인지 갈림길에 서있었다.
이런 고민속에서 나름 귀한 주말 시간을 내어야 하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까란 걱정이 앞섰지만,
지도자 과정을 함께 했던
엄청난 내공의 선생님들이 함께 하자는 이야기에
덜컥 도전해 보기로 마음을 잡았다.
[Drawing_서귀포 치유의 숲길 쉼터]
구불거리는 성판악길을 1시간 남짓
굽이돌아 도착한
치유의 숲에는 잔잔한 비가 내리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가녀린 빗줄기가 못마땅했을 텐데,
나무향기를 북돋우고,
고결하게 하늘을 향해 홀로 핀 동백을 선명하게 하는 부드러운 자연의 힘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태곳적 고사리가 움찔거리며 인기척을 주시하고,
편백나무가 놀란 숲을 차분히 다독이며
치유의 향기로 공간을 그득 채운다.
그렇게 향을 쫓아 붉은 흙길을 40여 분간 오르며
아삭 거리는 내 발자국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덧,
힐링센터 문 언저리에 서성이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동네 앞 가게도 발걸음 떼기가 무거워
인터넷 로켓 배송을 이용하는 나인데,
한달음에 쉼 없이 길을 오르다니,,,
혹시 내 마음이 설레고 있는 건가?
고작 40여 분간 길동무를 자처하며 품을 내어준 숲에
홀딱 반한 건가?!
마음을 쉽게 내주어서는 안 된다!
난, 그리 호락호락하고 만만한 사람이 아니니까!!
[Drawing_서귀포 치유의 숲길 힐링 센터]
느슨해진 마음의 빗장을 단단히 채워 넣고,
힐링센터로 들어서기 전 간단한 준비운동을 마친다.
인생의 끈을 느슨히 하기 위해 나선 길인데,
낯선 타인을 대하는 것은 언제나 힘든 나이기에
마음 근육의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이런 수고로움을 감수할 정도로
의미 있는 일인가라는 의문과 함께
괜한 억울함이 가슴을 훅 치고 올라온다.
한참 삐져나온 입술을 단도리하고,
입꼬리를 올린 가면을 바꿔 쓴 채 입장한다.
서귀포 치유의 숲길 힐링 센터로
into the unknown~~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