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_표정

2020.02.12.불날

by 이길 colour





[표정]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며,

하수 중 하나가

나의 표정을

상대방에게 드러내는 일이라 생각했었다.


어딘지 알 수 없는

나름의 신비함과 까칠함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털어보면 아무것도 없는

나를 감출 수 있는 방법이며,

무표정이야말로

내가 호락호락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최고의 무기라 여겼었다.


그러나,

진정한 포커페이스의 태도와 삶은

나의 생각과 정반대에 놓여 있는 듯하다.

화가 올라온 상태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스스로가 화나 있음을 알아차리는 태도,

너털웃음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재치,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함을 잃지 않는 순발력 등으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되,

그 감정에 압도당하지 않는 능동적 태도를 갖춘 이들이야말로

관계를 유지함에 있어

최고의 고수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표정은 감정에서 나온다.

감정은 전염성이 있다.

더욱이 부정적인 감정은 쉽게 전달되어

극적이고 거친 형태로 표현된다.


항상 화가 나 있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선량한 웃음이

언제 격한 말로 표현될지 몰라 전전긍긍 불안하고,

혼자 되뇌이는 말조차

나에게 표현하는 부정적 감정으로 인식되어

불편한 경우가 많다.

더 나아가

주변 사람 역시 그 감정에 압도되거나 전염되어

미간을 찌푸리고 화난 표정을 지으며

부정적 언행을 흩뿌리게 된다.


나는 웃는 사람들이 좋다.

가짜 또는 진짜 웃음의 진의를 따지기 전에

상대방을 향한 웃음은 배려이다.


나의 무표정에 감정을 실어 표정을 짓는다면,

가벼운 웃음으로 입꼬리를 살짝 올리는 것으로부터

관계를 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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