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1. LONNA SAUNA
전에 다니던 회사 일로 핀란드 헬싱키에 몇 번 다녀온 적이 있다. 출장 올 때마다 자유시간이 생길 때면 주저 없이 사우나를 갔다. 현지 직장 동료에게 틈틈이 사우나 추천을 받으며 만들어둔 헬싱키 사우나 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찾아갔다.
가장 처음으로 추천받았던 사우나, 론나 사우나 Lonna sauna였다.
헬싱키 앞바다의 작은 섬, 걸어서 갈 수 없는 곳, 오직 여름철에만 열리는 사우나. 바다를 마주 보며 몸을 식히고, 바람을 맞고, 다시 뜨거운 방으로 들어가는 일을 반복할 수 있는 곳. 그리고 섬에서 자란 채소와 허브, 꽃을 곁들여 음식을 내는 레스토랑까지. 론나는 단지 사우나를 하는 장소라기보다, 도시에서 한 발짝 비껴 나 자연의 결에 몸을 맡기는 곳에 가까웠다.
* 5월부터 9월까지만 운영하고, 예약제로 운영되니 방문 전 구글맵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예약하는 것이 좋다. 레스토랑도 예약하고 가는 편이 안전하다.
론나 섬을 가기 위해서는 카우파토리 Kauppatori에서 수상버스를 타야 한다. 핀란드의 요새, 수오멘리나 Suomenlinna 그리고 론나를 향하는 FRS 수상버스를 타면 된다. *8.5유로 정도 한다. 밥 먹고, 사우나하면 한 3시간 정도 즐기고 나와서 타면 적당하다. 맥주를 사랑한다면 좀 더 있어도 될 것 같다. 수오멘리나로 향하는 중 도착하는 론나 섬, 글씨가 크게 적혀있어 망설임 없이 내리면 된다.
안으로 들어가면 오래되보이는 적벽돌 건물들, 그리고 약간 성나보이는 섬의 야생 새들이 있다. 성격들이 만만치가 않다. 흰뺨기러기, 바다오리, 백조가 있는데 내가 도착한 날은 산란기인 건지 민감한 친구들. 사람을 보면 도망가지도 않고 오히려 다가와서 위협을 한다. 둔감한 나는 흰뺨기러기와 마주쳤고, 이 기러기는 내 허벅지를 빠르게 물었다. 길가에 이 친구들이 막 앉아있는데, 길은 하나라서 피해가지도 못하고, 거의 깡패 수준이다. 이 길을 지나가기 위해서는 약간의 날렵함 혹은 지혜가 필요하다.
론나 섬에 가면 다들 사우나만 가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그 옆에 있는 레스토랑 정말 추천한다.
소박하게 생긴 가정집 같은 곳에서 내주는 연어 스테이크와 음료는 정말 환상적이다. 연어 스테이크는 공기가 닿는 껍질 쪽은 바삭하고, 두 개의 소스를 접하는 부위는 아주 부드러워, 바삭한 익힘과 신선함이 공존한다.
주문한 칵테일과 요리에는 그 섬에서 자라나는 채소와 허브, 식용 꽃을 곁들여주는데, 즐거운 향들이 음식과 음료에 곁들여지며 상쾌해지는 경험으로 다가온다. 물론 허브 향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안 맞을 수 있다. 가격이 엄청 착하지만은 않다.
배를 든든히 하고, 사우나 리셉션에 가면 호프 같은 공간이 있는데, 여기가 사우나 리셉션이다. 실제로 맥주를 팔아서 마실수도 있다. 단 사우나 안에서는 마시지 않고, 사우나 밖 테라스에서 마신다. 체크인하면서 맥주 골라다가 바스켓에 담아 가면 된다. 핀란드 사람들은 캐비넷 위에 맥주를 올려두더라.
2시간 이용 가능, 약 20유로 정도였다. 수건은 따로 가져가면 돈을 아끼는데, 귀찮다면 9유로 내고 빌리면 된다. 참고로 핀란드에 사우나 이용할 때는 대부분 수영복 착용이니, 꼭 수영복은 챙겨가되, 래시가드는 뭔가 너무 K스럽긴 하다. 좀 부끄러워도 그냥 입지 마라. 언제 또 본다고
바스켓을 들고 사우나 건물로 걸어서 가면 여자, 남자로 나눠지고, 각자 성별에 맞게 들어가면 복도와 탈의실, 사우나 공간이 드러나는데, 복도 건너로 보이는 바다는 환상적이다.
탈의실을 지나 사우나실로 들어가면 1층은 몸을 닦을 수 있는 공간, 그리고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사우나 시설이 있다. 2층 사우나에 앉으면 창가로 바다가 보인다. 몸을 씻을 때 나체로 씻어도 되지만, 같이 있던 다른 핀란드 친구는 수영복을 입은 채로 씻길래 나도 괜히 수영복 입고 씻게 되었다. 샤워기가 따로 없어 물바가지로 씻는 경험은 마치 어릴 적 옛날 목욕탕에서 씻는 기분. 사우나는 약 6-7명이 함께 있을 수 있는데, 핀란드 사람들 그렇게까지 스몰토크를 많이 하는 나라는 아니지만, 그 안에서 적극적인 사람을 만나 거진 40분 정도 길게 떠들며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까지 공기가 답답하지 않고, 열도 다른 사우나에 비해서는 마일드한 편이다.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복도를 지나 밖으로 나가면 남녀 모두 밖에서 걸터앉을 수 있는 테라스와 바다가 나온다. 바다가 바로 깊어지진 않으니, 근처정도에서 수영을 하면 되는데, 사우나 경험상 애매하게 몸을 담그면 오히려 추워지기만 해서 이왕이면 머리끝까지 담그는 걸 추천한다. 찬물에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몸은 열이 오르면서 테라스에 앉아 있을 때 아주 상쾌한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렇게 3-4번 정도를 사우나를 들어갔다가 외기욕을 즐겼다가를 하다 보면 어느새 2시간 훌쩍 지나게 된다. 몸이 아주 가벼운 상태가 되고, 약간 허기진 상태로 나오게 되지만 몸이 너무 이완되어서 꽤나 졸리게 되니 수상버스를 타서 도심으로 돌아왔을 때, 레스토랑보다는 가볍게 식사할 수 있는 곳 정도가 좋다. 참고로 난 사우나 후 식곤증이 와서 레스토랑에서 중간에 졸았다.
론나 사우나는 도심이라는 환경에서 벗어나 자연 그 자체에서 즐길 수 있는 사우나, 혼성 사우나. 혼자도 충분히 즐거운 경험이지만 영어나 핀란드어를 잘한다면 모르는 사람과도 가볍게 스몰토크를, 혹은 가족, 친구들과 함께 사우나를 하고 테라스에서 만나 신나게 맥주 마시며 즐기자. 사우나가 너무 뜨겁거나 답답한 분들에게는 입문정도로 나쁘지 않은 곳이다. 하드 한 사우나를 좋아한다면 아주 약간 아쉬울 수 있지만, 바다 그 자체를 만끽하는 외기욕이 주는 경험은 엄청나다. 야생 새들은 조심하시고!
LONNA SAUNA. HELSINKI. FINLAND
주소 : Lonnan saari, 00190 Helsinki, 핀란드
웹사이트 : https://www.lonna.fi/en/services/sauna/
CHAPTER. FINLAND
01 Lonna Sauna
02 Hanaholmen Hotel
03 Kulttuurisauna
04 The Barö
05 Loyly Sauna
06 Kotiharjun Sa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