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2. HANAHOLMEN HOTEL 사우나
핀란드로 출장을 갔을 적, 첫날 내가 묶었던 곳은 헬싱키 옆 동네인 에스푸에서 묶은 적이 있다.
호텔 이름은 하나홀멘 호텔 Hanaholmen hotel, 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갈 수 있고, 대중교통으로 가더라도 정거장에서 내려서 꽤 가야 하는데, 고속도로 같은 곳 중간에 정거장이 있는지라 내려서도 혼란 속에서 10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체크인 라운지에 도착하면 모두가 나를 이상하게 쳐다본다.
사실 이곳은 원래 스웨덴-핀란드 문화센터로 계획된 호텔로 연수, 회의 같은 액티비티가 메인인 비즈니스 호텔이어서, 모두가 핀란드, 스웨덴인이다. 그런 곳에 아시아인이 무슨 일로 오겠는가, 의아할 따름이었겠지.
그래서인지 체크인을 도와주는 스테프는 호기심 반, 신기함 반으로 나를 기쁘게 반겨주었다.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 인종차별을 걱정했는데, 반대로 너무 친절했던 경험이 따뜻했다.
체크인 후, 안으로 살짝 들어가니 입이 떡 벌어지는 광경은 없지만, 하나하나 깔끔하고 따뜻한 톤의 특유의 핀란드 스타일은 마음을 들뜨지 않으면서도 편안하게 한다.
호텔 체크인 후, 이 호텔 사우나는 어떤지 바로 궁금해져 사우나를 향해 갔다.
그런데 사우나를 향하는데, 이상하게 같이 사우나를 가는 분은 수영복 없이 바스타올만 가져왔다.
여기는 남자, 여자 사우나가 나누어져 있어 수영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뭐 한국인이 목욕탕 가면서 남탕에서 수영복 입고 있겠는가,
그런가 보다 하고 수영복 내던지고
나도 바스타올만 들고 갔다.
남자 탈의실에 들어가서 옷을 전부 넣고 사우나에 들어가려는데,
옆에 양동이와 수도꼭지, 그리고 이상한 키친타올 같은 종이가 크게 있더라.
모두 들고 가야 한다. 특히 그 키친타올은 페플레티 pefletti라고 나무와 신체가 닿는 곳에 깔아서 이용하는 게 이곳 문화인데, 엉덩이 밑에 깔라는 거다. 양동이는 물을 담아가서 사우나 안에 들어가 스토브에 물을 끼얹으며 이용을 해야 하니 그렇게 들고 가면 된다. 약간 나이 드신 핀란드인 한분이 함께 들어갔다.
어둑한 사우나 안에 들어가 머리를 푹 숙인 채로 열을 만끽하는 중, 아저씨와 스몰토크를 하게 되었다.
여기는 어떤 일로 찾아오게 되었나? 비즈니스 트립입니다.
어느 나라 사람인가? 한국인입니다.
직업은? 디자이너입니다.
나는 뭐였을 것 같나?...?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궁수였네.
네? 활 쏘는 아처, 예전에는 선수였다네.
와, 처음 뵙니다. 그렇지. 근데 여긴 취미로 하는 사람도 있어.
그렇군요.. 신기합니다. 뭐 그렇지, 관심이 없으면 모를 수 있어.
그래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도 여기에서 자네를 만나 좋았네.
그렇게 아저씨는 나가셨다. 핀란드인과 스몰토크를 하고 싶다면 사우나를 가라. 그렇다고 꼭 긍정적인 대화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몸이 뜨거워지고, 숨이 슬슬 답답해지는 순간, 함께 온 분은 얘기했다.
여기서는 사우나를 하고 꼭 바다로 몸을 담가야 제대로 경험을 한 거라고 볼 수 있지.
그는 바스타올을 하체에 두르고 수영장을 거슬러 부둣가로 나갔다. 혼자 멀뚱이 있을 내가 아니지.
같이 급히 바스타올을 하체에 두르고 나갔다. 그런데 부둣가 데크는 물이 얼어 발바닥이 진짜 너무 아프다.
아픈 내색을 안 하시길래, 질세라 참았는데 표정은 드러났을 것 같다.
애매하게 하체만 담그면 안 되고, 머리끝까지 들어가야 해.
그래야 나왔을 때 몸이 춥지 않아.
부둣가 끝에 있는 사다리를 붙잡았다. 여기까지 왔는데, 눈 한번 딱 감고 들어가 보자.
사다리를 붙자고 발이 닿는 순간, 아 이거 천천히 들어가면 죽는다.
그냥 후다닥 눈감고 쑥 빠졌다. 몸이 소스라치게 놀랄 추운 물이 나를 감싸고,
사다리를 붙잡은 채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다.
머리끝까지 차가운 기운이 찌르며 3초 만에 마치 활어처럼
물 위로 펄쩍 튀어올라 급하게 사다리를 타고 올라와 바스타올을 다시 몸에 칭칭 감았다.
차가운 물속에서의 두려움이 걷히고, 갑자기 몸의 열이 확 오르면서
마치 몸 겉에 포근한 막이 생기는 듯, 날 선 대기의 공기가 부드럽게 다가왔다.
엇, 사우나는 땀만 빼는 건가 했는데, 이거구나.
뜨거움과 차가움이 대비되는 경험을 했을 때
몸에 있던 그 뻐근함이 사라지면서 개운한 몸이 되더라.
이렇게 세 번 정도를 하면 몸은 훨훨 날아갈 듯 가벼워진다.
얼음을 깨고 들어간 건 아니지만, 나름 내 인생 처음의 아반토 Avanto의 경험이었다.
사우나를 마치고 몸이 너무 가벼워져서 괜히 힘이 생겨서 해 질 녘 러닝을 뛰러 나갔다.
하나홀멘 호텔은 핀란드 스웨덴 문화센터인 만큼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엄청 반기는 호텔이라고 하기에도 좀 애매해다. (밤에 술 취한 핀란드인 투숙객은 네가 왜 여기 있냐며 시비를 걸었다.)
하지만 담백한 스칸디나비안을 느끼기에 정석적인 호텔이기에, 마음이 단단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추천한다.
핀란드 스웨덴 정석의 호텔, 하나홀멘의 사우나는 북유럽의 정석 사우나 시설과 방식을 경험할 수 있고, 멋진 실내 수영장과 실외로 나가 풍덩 들어갈 수 있는 부둣가가 있는 멋진 곳이다. 하지만 아시아인, 혹은 핀란드, 스웨덴인 외의 사람을 찾기 어려우니 이용하는데 조금 눈치 보일 수 있다. 핀란드 현지인과 함께 간 게 아니라면 웬만하면 수영복은 꼭 지참하고, 이용할 때도 혹시 모르니 가져가라.
HANAHOLMEN HOTEL, ESPOO, FINLAND
주소 : Hanasaarenranta 5, 02100 Espoo, 핀란드
웹사이트 : https://hanaholmen.fi/en
CHAPTER. FINLAND
01 Lonna Sauna
02 Hanaholmen Hotel
03 Kulttuurisauna
04 The Barö
05 Loyly Sauna
06 Kotiharjun Sa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