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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lawadee Aug 03. 2023

'예'라고 말하는 벌집

 생산자와 소비자의 느슨한 연대 La Ruche qui dit oui

2010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La Ruche qui dit oui는 “예라고 말하는 벌집”이라는 뜻으로 지역농업을 지원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로 소비자들의 느슨한 연대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라 휘시끼드 위는 AMAP의 대안으로 볼 수 있다. 

지역농업을 지원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 La Ruche qui dit oui 홈페이지 

프랑스 내에만 70개의 벌집, 5,000명 이상의 지역 생산자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데 유럽 전역에는 1,500개의 벌집, 생산자 10,000명, 회원 250,000명 규모다. 회원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반경 60km 이내의 지역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데 지정된 위치나 공공커뮤니티, 개인 주택으로 배송된다.


La Ruche에서는 생산자가 가격을 결정하고 벌집 매니저 수수료(8.35%)와 서비스요금(11.65%)를 제외한 판매 금액의 80%를 직접 수령한다. 서비스 요금은 네트워크 및 운영, HR 및 재무 부서, 간접비 관리, 웹 플랫폼 및 소프트웨어의 개발, 호스팅, 캠페인 및 미디어 제작 등 커뮤니케이션 비용과 각종 수수료를 포함한다.


벌집매니저는 농산물을 주고 받을 적절한 장소를 결정하고 벌집에 적절한 지역 농민을 선택한다. 온라인 플랫폼 관리와 홍보, 축제 이벤트 운영도 담당한다.



현지 소비자에게 듣는 라 휘시끼드 위의 운영 방식

라 휘시끼드 위는 소비자로서 AMAP의 운영 방식에 대안으로 볼 수 있다.

AMAP은 비회원이거나 일회성 거래가 안 되고, 소비자가 원하는 농산물을 선택할 수 없다. 또한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 농산물을 받아야 해서 1인 가구나 도시민들이 모두 소비하기가 어렵다.  

이를 보완한 라 휘시끼드 위는 소비자들이 내가 원하는 만큼 생산물을 꾸러미로 구성할 수 있고 내가 가져올 수 있는 날에 주문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벌집매니저가 정한 시간과 장소에 가서 찾아가면 된다. 


벌집매니저는 벌집의 책임자로 농산물을 주고 받을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생산자들을 선정해야 한다. 

최근에는 비용을 지불하면 배달 서비스도 제공한다.


원래는 60km 반경 이내의 생산물들로 꾸러미를 구성하지만 파리 같은 경우에는 농산물 생산 농가의 반경이 조금 더 넓다. 벌집 매니저가 어떤 구성을 하느냐에 따라 꾸러미의 내용물은 다양하다. 농산물 뿐 아니라 가공식품, 공정무역 제품이 포함되기도 한다. 



라 휘시끼드 위의 벌집 매니저의 역할에 관심이 생겼다. 농촌에서 소농들의 농산물을 모아 꾸러미를 만들거나 지역의 커뮤니티 공간에서 판매를 돕는 농민들과 활동가들을 만나는데 이런 활동들이 좀 더 오래, 건강하게 지속되려면 봉사나 헌신의 태도는 한계가 있다. 우리 농촌에서도 벌집 매니저처럼 수수료를 책정하는 모델을 실험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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