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는 이른 사랑도 늦은 사랑도 따로 없다고 생각해’
필자에게는 아주 오랜 친구가 몇 있다. 대학생 이후 친구 사귈 곳도 없고 사귈 일도 없다 보니 웬만하면 기본 십 년 이상된 친구가 대부분인데 그중에 최고 오래된 Y양과 얼마 전 통화를 하다가 좋은 일이 생겼다 하여 ‘잘되었다~ 잘됐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를 했던 일이 있다.
다름이 아니라 Y양이 친동생의 소개로 괜찮을 것으로 짐작되는 남자분과 소개팅을 앞두고 있다 그런 얘기였다.
필자의 나이쯤이 되면 소개팅 자체를 거의 주선해 주는 사람이 없기도 하고 또 썩 괜찮은 남자들이 남아 있지 않기도 하다. 요새는 결혼 적령기가 늦어졌다고는 하지만 그 남자들이 대체 어디 있는지 알 길이 없다.
과거 숱했던 그 남자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숱했다는 걸 입증할 증거가 없어서 나도 내가 상상을 했나 요즘은 그런 생각도 든다ㅎㅎ
Y양은 소개해주는 주선자인 동생 입장을 고려해서인지 청담동까지 가서 메이크업을 배우고 왔다고 했다. 평상시 우리는 남자를 만나던 여자를 만나던 메알못인 우리인지라 메이크업을 거의 안 하고 다녔다.
요새는 그러고 다니면 민폐라고 하더라. 젊은 MZ 직원 친구들이.. 나는 민폐녀..
이번 소개팅에 대해서 Y양이 특별히 별말은 안 했지만 Y양 본인도 청담동까지 가서 메이크업을 배우고 오는 열의를 보이는 거 보면 내심 기대가 있는 건 아닌가 싶었다. '그래 잘 배웠다. 배워서 남 주냐! 나중에는 같이 가서 배우자‘ 이런 얘기를 서로 주고받았다.
그렇게 그녀와의 통화를 마쳤다.
며칠 후 심심한 나머지 Y양에게 전화를 걸었다.
Y양아 소개팅 했어?
아니~ 아직 소개팅 안 했어.
아 진짜? 나는 혹시 했나 했지.
아니~ 아직. 그리고 나이 들어서 만나면 잘 될 일이 거의 없어. 크게 기대하지 마!
에이~ 잘 될 수도 있지!
거의 잘 안 돼~
왜 나이가 들면 소개팅이 잘 안 되는 것일까? 나이가 들면 남자던 여자던 둘 다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져서 그럴까? 아니면 어릴 때만큼 확 서로에게 꽂히고 첫눈에 반하는 것들이 없어져서 그럴까?
소개팅해서 잘 될 일이 없다고 얘기를 했다면 그 얘기에는 내가 공감하였을 거다. 소개팅으로 잘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다는 게 나의 평소 지론이기 때문이다.
소개팅을 주선해 주는 사람은 보통은 친구인 경우가 많다. 남자 사람 친구가 소개를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여자 친구들이 소개를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 일 것이다.
근데 여자 친구들이 소개를 해주는 경우 그 사람이 괜찮을 거다? 그건 확신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 남자가 정말 괜찮고 좋은 사람이면 본인이 사귀지 왜 날 소개해주겠는가? 나는 남자친구가 있으니깐 네가 소개받아~ 이런 착한 마음을 갖고서 소개를 시켜준다? 그런 일은 거의 없다고 본다. 여중, 여고, 여대를 나온 여자를 꽤 잘 아는 필자로써 단언컨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확신한다.
물론 개중에는 정말 착한 마음씨인 친구들도 있겠지만 보통은 아닌 경우가 많다. 대부분이 대충 자기랑 썸 타다가 나 갖기는 싫고 그렇다고 또 아예 남주기는 아까운 경우 친구에게 소개하는 경우가 많더라.
결혼한 여자 친구가 소개팅을 주선한다면 그건 잘될 가능성도 있다. 결혼 생활하면서 어떤 게 중요한지 본인이 더 잘 알게 되었기에 소개에 신중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Y양의 소개팅의 주선자는 바로 친남동생이다! 동생이 누나한테 웬만한 남자를 소개하겠는가?? 남자가 봐도 정말 괜찮은 남자라서 해주지 않겠는가.
Y양의 말의 어감을 봐서는 소개팅이라서 기 보다는 나이가 들면 웬만해서는 성에 안 차서 맘에 들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였던 것 같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그렇게 미리 생각하고 지례 겁먹는 것도 좋지는 않은 것 같다. 기대 없는 만남에 설렘을 바랄 수 있을까??
필자의 생각엔 그러긴 쉽지 않을 것 같다.
Y양아
기대 없는 만남에 설렘을 바랄 수 없듯이.. 설렘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요. 늦은 나이에 만나서 사랑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단순히 그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사랑이 안 되는 거야!
늦어도 다시 한번..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