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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루다 Mar 27. 2023

인기 많은 남자애를 따라서 좋아해 봤습니다

‘사랑에도 사람 관계에도 소신이 필요합니다 ‘



‘우리 반 F4 중에 K군이 제일 잘생기지 않았어? K군이 여자 애들 사이에서 인기가 제일 많아~ 너도 K군 좋아해?’


초등학교 때 우리 학급에는 K군을 중심으로 4명의 남자 무리가 함께 다녔는데.. 학급에서는 그 아이들을 두고서 F4라고 불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 불렀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 당시에 학급에서는 일본 만화 ‘꽃보다 남자’가 유행처럼 여자 학우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을 때였다. K군은 학급에서 ‘꽃보다 남자의 츠카사’ 였다고 할까?


나는 취향은 꽃보다 남자에서 루이였는데ㅎㅎ


여자 애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기도 했지만 K군은 남자 애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아이였다. K군은 공부도 잘하는 편이었고 운동도 잘하고 그리고 인성까지 괜찮은 친구였다. 학급에서 잘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들 까지 잘 챙겨주는 의협심이 있는 괜찮은 친구였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정말 괜찮은 애였네??ㅎㅎ


반의 다수가 K군을 좋아했다. 심지어 선생님들도 K군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어느 순간 내가 이 집단에 참여하려면 나도 K군을 좋아해야 하나? 이런 마음이 생겼던 것 같다.


그 무렵. 어떻게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는지 잘 몰라서 장OO 이를 따라서 흰 양말을 신고 다녔다. 그런 나였는데 반이 달라지면서 나의 마음속에서도 점점 장OO가 잊히고 있었다.


나란 여자.. 마음이 너무 가볍고 얕아.. 그럴 거면 추운데 흰 양말은 왜 신고 다녔니ㅎ


그리고 객관적으로 보아도 장OO가 K군에 비해 딱히 뭐랄까.. 내세울 게 없었달까? K군은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그리고 하얀 피부에 얼굴도 나름 괜찮은 편이었다. 요새로 따지면 딱 '엄친아‘인데.. 얘는 뭐..


뭐야.. 환승 짝사랑이야?.. 어려서부터 시작된 나란 여자의 속물근성..ㅎ


이런저런 이유로 나의 ‘흰 양말 신고 다니기‘는 종지부를 찍었고 그 이후부터 대세를 따르려고 다수의 사랑을 받는 K군을 따라서 좋아하기 시작했다. 나도 대화에 참여해야 하니깐.


나의 like들은 너무 정체성이 없고 마음이 얕아.. 얕아도 너무 얕아.. 이렇게 필자는 잘못된 사랑을 습득했다.


그렇게 필자의 잘못된 환승 짝사랑이 시작되었다. 아이돌을 좋아하듯이..


머리로 그래 ‘나도 K군을 좋아해’라고 생각하면서 딱히 좋아한다고 티를 내가며 뭘 한 적은 없다ㅎㅎ 결론 역시 안 좋아함.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사랑에도 인간관계에도 소신이 필요합니다.


필자처럼 추세를 따르려고 그 집단에 참여해야 할

것 같아서 누군가를 억지로 좋아한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당장 그만두시길 바랍니다.

그건 사랑도 무엇도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서 오히려 마음이 비곤해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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