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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에 홀리다 Apr 22. 2020

캘리포니아 비경, 양귀비 보호구역

캘리포니아 양귀비

캘리포니아 양귀비(California Poppy)

학    명: Eschscholzia californica 

속    명: California Poppy, Golden Poppy, California Sunlight

특    성: 한 해 살이 식물로 미국 캘리포니아, 오래곤, 워싱턴, 네바다, 애리조나 등지에서 자생하지만 특히 센트럴 캘리포니아에서 집중적으로 자생한다. 1903년 캘리포니아의 주화로 지정되었으며, 센트럴 캘리포니아의 앤텔로프 밸리에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구역이 있다.


캘리포니아 양귀비
아이슬란드 양귀비


   캘리포니아 양귀비를 비롯하여 정원에서 재배하는 양귀비는 대부분 원예용이다. 개양귀비나 두메양귀비 등 야생에서 발견되는 양귀비들도 원예용으로 마약을 추출하는 양귀비와는 다른 종류들이다. 캘리포니아 양귀비 보호구역은 드넓은 벌판에 봉긋봉긋 솟은 야트막한 봉우리들이 어우러진 능선과 골짜기 사이에서 피어나는 양귀비 꽃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되었다. 울타리를 치고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사람들이 헤치지 못하게 보호하고 있지만, 보호구역이라고 해서 생육과 개화를 위해 특별히 어떤 조치를 취하지는 않는다. 발아든 생육이든 개화든 모든 일체 생명활동은 그들 스스로 어떻게 자연환경에 적응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적절한 때, 적정량의 비가 내리고, 적절한 햇빛을 받으면 양귀비는 고운 빛깔 꽃을 피우지만, 조건이 잘 맞지 않으면 이들도 꽃을 피우지 못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싹을 틔우지 못하기도 한다. 2016년 겨울에 캘리포니아에 많은 비가 내려 이듬해 봄에는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야생화가 흐드러져 소위 '슈퍼 블룸(Super Bloom)'이 있었다. 그 당시 양귀비 보호구역도 마찬가지여서 보호구역은 물론 그 주변에도 많은 양의 양귀비 꽃이 피어 주변을 온통 붉게 물들였다.

              

3월 말, 양귀비 보호구역의 모습


   올해는 슈퍼 블룸 보다는 비가 적게 내린 탓에 양귀비 개체수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개화도 훨씬 적다. 그러나 지난해보다는 꽃이 더 많이 피었다. 그러나 양귀비 보호구역이라고 해서 양귀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골드필드(Goldfield), 틱시드(Tickseed), 피들랜넥(Fiddlennecks) 등 노랑꽃들이 양귀비 꽃 사이사이에서 꽃을 피워 들녘을 다양하고 조화롭게 만들었다.


   코로나 19 감염증이 유행하면서 처음엔 방문자들에게 안내하는 수준에서 예방 수칙을 마련했지만, 이때만 해도 이미 세계적 유행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공원과 관계된 업무용 건물과 상업용 건물은 문을 닫았지만, 출입은 제한하지 않는 정도였다. 이후 보호구역은 전체가 폐쇄되어 지금은 차량과 사람 모두 출입이 금지되었다.


보호구역 안 이라고 양귀비만 있는 것도 아니다.

 

   생명은 자유롭다. 사람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어떻게 해서든 자연을 통제 아래 두려는 시도를 해왔다. 의도에 맞춰 모양을 바꾸거나 편의에 따라 길을 내기도 하고, 울타리를 치기도 하고, 강의 물길을 바꾸기도 하고, 산을 없애거나 바다를 메꾸는 따위의 행동을 거침없이 해왔다. 때에 따라 이런 행동은 문명이라는 미명 아래, 문화라는 미명 아래 장려되거나 독려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생명은 가둔다고 갇혀있지만은 않는다. 능력에 따라 바람을 타거나 다른 개체에 기대어 영역을 넓히기도 하고, 땅 속 깊이 생명의 줄을 내린다. 막힌 물길을 풀면 그 스스로의 힘에 따라 흐르다, 막히면 괴고 차면 넘쳐 다시 흐른다. 사람이 힘을 빼면 생명은 힘을 얻어 풍요로워질 것이다. 지금, 온 천지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양귀비 보호구역 밖에서 핀 다양한 꽃들이 흐르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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