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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에 홀리다 Feb 19. 2017

캘리포니아의 비경, 솔톤 시(Salton Sea)

사라져 가는 호수


지난 2월 11일에 올린 글 '주말, 여행을 하자; 가는 김에 다녀오는 여행'이라는 글에서 다녀와서 정리하겠다고 한 약속도 있고, 직접 찍은 사진도 있고 해서 다시 한번 솔톤 시에 대해 글을 쓴다.



소니 보노 솔톤시(Sonny Bono Salton Sea, 이하 '솔톤시')는
캘리포니아 임페리얼 카운티의 캘리패트리아라는 시에 있다. 솔톤시는 사라지고 있는 호수다. 1905년에 있었던 콜로라도 강 하류 지역의 대홍수 때, 강이 범람하여 Salton Basin에 물이 고여 형성된 내륙 호수다. 이로 인해 이곳을 지나던 철도를 인근 지역으로 옮겨야 했을 정도로 대규모 호수가 생겼는데, 무려 400 스퀘어 마일이나 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콜로라도 강은 홍수방지용 댐을 짓는 등의 노력으로 이 지역에 더 이상의 홍수가 나지 않아 솔톤시로의 대량의 물은 유입되지 않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담수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지층에 묻혀있던 염분이 녹아들어 지금은 소금의 농도가 바다의 두 배가 넘을 정도가 되었다.



호수가 형성된 초창기에는
이곳에 모여드는 철새들과 호수에 서식하는 다양한 어종 등으로 인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인기 있는 관광지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지속적인 개발과 각종 오염, 짙어지는 소금 농도 등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현재는 관광지로는 생명이 다했다고 볼 수 있다.



도시는 썰렁하기 이를 데 없었다.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았고, 주유소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으며, 영업을 하는 주유소도 수많은 주유기(과거의 번성했던 시절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가운데 한두 개만 작동하고 있다. 가까이서 보니 그나마 기계식 주유기 중에서도 아주 구식에 속하는 기계들이다.  여관들은 어떤가? 찾는 이가 많지 않으니 관리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그나마 가끔씩 찾는 관광객들은 자연보호구역의 새들을 관찰하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찾는 사람들 정도다. 호수에서 풍겨 나오는 역한 냄새, 인근 축사에서 풍기는 분뇨 냄새... 한눈에 봐도 도시는 유령화 되고 있다. 이런 사실들을 대략 짐작은 하고 방문한 곳이기 때문에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그나마 도시의 하늘을 나는 새들이 있어서 좀 덜 쓸쓸했다.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다
자연이 만든 호수고, 자연이 만든 소금호수라면 또한 호수가 축소되고 있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더 이상 유입되는 물이 없는 데다가, 지속적으로 염도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 호수의 미래가 어떨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해 볼 수 있다. 맛을 보지는 않았지만, 염도가 얼마나 높은지 물의 색깔이 거무되되하다. 그런데도 호수의 인근 지역에 형성된 작은 호수들은 염분의 농도가 옅은지 많은 새들이 서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초들이 수북하게 자라고 있었다.



지속 가능한 개발은 없다
는 것을 묵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사람들이 아무리 자연친화적인 것이라고 겉으로는 말하지만, 그것을 하기 위해 또 다른 자연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남는 것은 파괴되는 자연과 그 밑에서 힘겹게 살아가야 하는 인류의 미래라는 것이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그들을 파괴하지 않고 개발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종이 다른 종들과 더불어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물어야 할 것이다. 어쩌면 끝까지 답을 찾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치열하게 묻다 보면 적어도 지금까지 해 왔던 것보다는 더 나아지지 않을까?
주변에 있는 작은 연못은 새들의 소중한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새들이 그곳에 살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그곳에 새들의 먹이가 될만한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다음 여행지는 모래 바람 휘몰아치는 임페리얼 듄(Imperial Dunes)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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