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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마리 Dec 03. 2023

괜찮아 다 괜찮아

3년이 지나서야 위로가 되는 말들


난 내가 괜찮아진 줄 알았습니다.


법원을 들락날락하던 큰일을 겪은 후 햇수로 3년이 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나를 위로하는 말에는 눈물이 차오르는 걸 보니 아직 완전히 괜찮아지지는 않았음을 알았습니다. 한 가지 달라진 것이라면, 그 위로를 이제는 위로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 돌이킬 수 없는 큰일을 겪었을 때는 이런 일을 내가 겪었다는 걸 들키기 싫어서 모든 사람들을 피했습니다. 그렇지만 올해부터는 그래도 조금씩 마스크를 끼고서라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나의 치명적인 단점을 조금씩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이게 난데 어쩌겠어, 숨긴다고 숨겨지지 않는걸, 드러나게 된다면 어쩔 수 없는 거겠지, 하면서 조금씩 마음이 편해지고 있었습니다.


오늘,

몇 년 만에 본 부모님 뻘 되는 어르신분들로부터 직접적이진 않지만, 그때의 내 큰일을 어느 정도 아는 분들로부터, 위로를 받았습니다. 작년이었다면 여전히 가시 돋친 마음 상태였을 거기에 동정심으로 받아들이고 기분 나쁘게 받아들였을 텐데, 오늘의 위로는 그저 고마웠습니다. 그들에게는 그냥 남의 일일테고 이미 3년도 더 지난 일인데, 나의 그런 일을 기억했다는 것과, 굳이 길게 말하지 않고 짧게 위로해 준 것, 난 다시 과거가 떠오르긴 했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말씀 속에 답이 있다.

괜찮아 다 괜찮아,

다시 일어나자.'






어쩌면 평생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하는 내게, 

언제 들어도 위로가 될 말을 찾게 된 것 같아 기뻤습니다.



물론 교회를 다니고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적용되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냥 단순히 지금만을 위로하는 말이 아니라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까지 위로하는 말이라 생각되어 곱씹으며 돌아왔습니다. 저 짧은 몇 마디를 꾹꾹 눌러서 말씀하시는 모습과, 말없이 어깨를 감싸 안아주시는 모습에 감사했습니다. 나와 동갑인 딸을 둔 부모이기에 더 공감하셨던 걸 수도 있겠네요, 






여전히 턱 끝가지 울컥함이 차오르고 억울함이 있지만, 이제는 삼키는 것에 익숙해졌고, 삼켜가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러려니'마인드를 연습해가고 있습니다. 어떠한 종류의 큰일을 겪었든, 그 시작은 '인정'할 때부터 치유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부정이 아닌 인정으로 받아들일 때부터 나를 챙길 수 있고 과거로 회귀하는 게 아니라 현재를 바라보고, 더 앞을 바라볼 수 있는 시작이 됩니다.




여전히 상처가 아물지 않았더라도

누군가의 꾹꾹 눌러 담은 위로의 말들이 

진심으로 와닿을 때에는, 

메모해 두는 건 어떨까요?


내가 나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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