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퐁듀를 먹었어! 오늘 저녁에 지인들과 Frau Gerolds Garten에 다녀왔어. Frau Gerolds Garten은 ‘제롤드 부인의 정원’이란 뜻인데, 푸드트럭들이랑 야외 테이블에서 스위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야.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요즘부터 연초까지 여는 스위스의 작은 야시장이라고나 할까.
처음 먹어본 퐁듀는 생각보다 맛있었어. 치즈는 짭조름하고 고소했어. 빵이나 알감자를 찍어 먹었는데, 빵에 찍으면 치즈의 풍미가 더 많이 느껴졌고, 알감자에 찍으면 좀 더 익숙한 맛이 났어. 퐁듀를 다 먹고 나서는 알플러마그로넨 이라는 사과잼을 곁들인 마카로니도 먹었어. 치즈 마카로니가 느끼할 줄 알았는데, 상큼한 사과잼 덕분에 전혀 그렇지 않았어.
스위스에 처음 왔을 땐 음식이 너무 안 맞는다고 생각했어. 몇 달 지나 다시 생각해보니, 스위스 음식이 맛이 없다기보다, 내가 여기에서 제일 맛없는 음식을 골라 먹었던 것 같아. 나는 계속 내게 익숙한 음식만 찾았어. 그래서 자꾸 실패했던 거야. 스위스에선 스위스 음식이 맛있지 아시아 음식이 맛있진 않을 테니까.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말은 진부하지만, 맞는 말인 것 같아. 스위스에 왔으니, 당분간은 낯선 기분을 즐겨 볼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