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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미 Oct 26. 2022

스위스 야시장, 제롤드 부인의 정원

치즈를 좋아하는 너에게

드디어 퐁듀를 먹었어! 오늘 저녁에 지인들과 Frau Gerolds Garten에 다녀왔어. Frau Gerolds Garten은 ‘제롤드 부인의 정원’이란 뜻인데, 푸드트럭들이랑 야외 테이블에서 스위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야.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요즘부터 연초까지 여는 스위스의 작은 야시장이라고나 할까.


처음 먹어본 퐁듀는 생각보다 맛있었어. 치즈는 짭조름하고 고소했어. 빵이나 알감자를 찍어 먹었는데, 빵에 찍으면 치즈의 풍미가 더 많이 느껴졌고, 알감자에 찍으면 좀 더 익숙한 맛이 났어. 퐁듀를 다 먹고 나서는 알플러마그로넨 이라는 사과잼을 곁들인 마카로니도 먹었어. 치즈 마카로니가 느끼할 줄 알았는데, 상큼한 사과잼 덕분에 전혀 그렇지 않았어.


스위스에 처음 왔을 땐 음식이 너무 안 맞는다고 생각했어. 몇 달 지나 다시 생각해보니, 스위스 음식이 맛이 없다기보다, 내가 여기에서 제일 맛없는 음식을 골라 먹었던 것 같아. 나는 계속 내게 익숙한 음식만 찾았어. 그래서 자꾸 실패했던 거야. 스위스에선 스위스 음식이 맛있지 아시아 음식이 맛있진 않을 테니까.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말은 진부하지만, 맞는 말인 것 같아. 스위스에 왔으니, 당분간은 낯선 기분을 즐겨 볼까 봐.


2022.10.25. 낯선 기분에 익숙해 유미가.


Frau Gerolds Garten

https://maps.app.goo.gl/WAj8WGdYPqDdKJXa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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