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회사가 궁금한 너에게
할로윈 파티에 다녀왔어. 클럽 아니고 회사 식당으로.
회사 파티에 간 건 이번이 두 번째야. 코로나 때문에 회사 파티가 구전설화처럼 느껴질 즈음, 드디어 취리히 오피스의 할로윈 파티를 다녀오게 되었어.
네시부터 페이스페인팅을 해준다기에, 세 시반쯤 일을 마치고 내려갔어. 코스튬을 준비하지 못해서 그냥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갔었는데, 분장을 받고 나니 여고괴담의 귀신같아 보였어. 페이스페인팅하는 곳 근처에서는 가족 동반 파티가 열리고 있었어. 호박, 유니콘, 스파이더맨 코스튬을 입은 어린아이들이 페이스페인팅을 받기 위해 하나 둘 모여들었어.
회사 식당엔 할로윈 음식들이 준비돼 있었어. 손가락 모양 디저트, 뇌 케이크, 눈알 젤리…. 식당 중 한 곳에선 빙고게임이 시작되었어. 좀비 분장을 한 스텝이 빙고 종이를 나눠주고, 해골 분장을 한 스텝이 번호를 하나씩 뽑기 시작했어. 나는 한 번도 빙고를 만들지 못했지만, 같이 있던 일행 중 두 명이나 빙고가 돼서 경품으로 티셔츠를 받았어.
빙고가 끝난 뒤 다른 곳에선 뭘 하나 둘러봤어. 춤추는 곳도 있었고, 포토부스도 있었지만, 나는 좀 어색해서 밖으로 나왔어.
“회사는 일하는 곳, 놀이터가 아니다!”라고들 해. 맞는 말이야. 하지만 치열한 일터도 가끔은 즐거운 놀이터가 되는게 좋다고 봐. 편안하고 즐거운 곳에서만 우리는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으니까.
2022.10.28. 할로윈 분장이 썩 맘에 들었던 유미가.
*얼굴에 상처 분장을 했던 내용을 수정하였습니다. 수정한 이유는 악의 출처 글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