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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미 Nov 08. 2022

휴가가 많아도 휴가가 부족해

두 달 뒤에 만날 너에게

연말에는 코드 프리즈가 있어. 새로 코드를 짜도, 반영시킬 수 없는 시기야. 이때 대부분의 직원들은 길게 휴가를 가. 한인 직장 동료들은 다들 한국을 다녀올 계획이더라.


나는 부모님 생신이 1월이고, 오빠 결혼식이 2월이라 한국은 그때 다녀올 생각이야. 연말엔 취리히에 혼자 있겠구나 생각하고 있었어. 그러다 마침 뉴욕에 있는 친구가 연말에 한국 안 가고 뉴욕에 있을 거라고 하길래 쇠뿔을 단숨에 뽑 듯 바로 뉴욕행 비행기표를 예매했어.


올해의 마지막 휴가 계획을 세우면서 내년 휴가는 어떻게 쪼개서 써야 할지도 고민해 봤어. 연초부터 한 달이나 한국에 다녀와야 해서 연말 되면 휴가가 없을 것 같아. 내년엔 11월 네 결혼식에 가야 하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콘서트를 하면 난 또 가야 하는데 말이야.


유럽은 휴가 일수가 많아서 여유로울 줄 알았는데 정말 그렇지 않아. 한국에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휴가를 써야 하니까. 여기에서 오래 살려면, 한국에서 좋아하던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걸까. 하지만 아직은 아이돌도, 너의 결혼식과 부모님의 생신도 나는 놓치고 싶지 않아. 어떻게 방법을 찾아보려고.


2022.11.7 인천 취리히 노선 복항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유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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