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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미 Nov 13. 2022

하지 못한 말

말을 속에 담아둔 채로 하지 않곤 해. 회사에서도 그렇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그래. 말을 하지 못하니까 나는 이렇게 글을 쓰고 싶어 지는지도 모르겠어.


오늘 외국인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었어. 나도 친구도 이곳의 공식 언어인 독일어를 전혀 하지 못했지만 웨이터 최선을 다해 영어로 주문을 받아 주었어. 우리가 물을 주문하자 그는 탄산수를 원하냐고 물어보며, “가스 워터”라고 말했어. 친구는 웨이터가 돌아간 후 스파클링이 그에겐 어려운 단어인 것 같다며 웃었어.


“이곳의 말을 못 하는 건 우리잖아. 우스운 게 있다면 그건 그의 영어가 아니고 우리의 독일어 아냐?”

라고 생각만 했어. 나는 평소처럼 멋쩍은 웃음을 지었을 뿐이야.


하고 싶은 말을 속으로 삼키는 건 내 오랜 습관이야.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야. 일을 무리하게 강행하는 리더들한테, 유저들을 위해 강행하는 게 맞냐고, 혹시 고과 때문에 이러는 건 아니냐고 물어보고 싶었어.


관계나 평판을 해치지 않으려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며 살 수 없긴 하지. 하지만 오늘 같은 날은 후회가 돼. 해야 할 말을 알고 있었만, 나는 비겁했어.


2022.11.12 답답한 유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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