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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미 Nov 15. 2022

커피를 흘린 자국

출근하자마자 바지에 커피를 쏟았어. 축축한 바지를 휴지로 훔쳐내며 생각했어.

‘커피 집에서 마실걸’

아침에 짬을내서 커피를 마시고 나갈까 그냥 나갈까 고민했었어. 결국 그냥 나왔고 커피는 회사 카페에서 테이크아웃 했어. 그리고 한손에 커피를, 다른한손에는 가방과 우산을들고 뒤뚱거리다 그만 쏟고 말았지.


자꾸 후회되는 일이 생겨. 비오는 날 커피를 테이크 아웃 하다 쏟은 일, 소중한 이에게 자주 연락하지 않았던 일, 무리한 부탁을 애써 수락했던 일…

누렇게 얼룩진 바지를 입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난 후회들을 되짚어 봤어. 집에서 나올때 나는 비가 오는 줄 몰랐어. 그에게 연락하지 않았을 때에도 그가 떠날 줄 몰랐었고, 선의로 수락했던 그 부탁이 나를 이용하려는 것인줄도 몰랐었어. 후회가 필연같단 생각이 들었어.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었던 모든 순간에 나는 한치앞의 미래조차 내다볼 수 없었어.


앞으로도 나는 많은 선택을 할거고 그 중 얼마는 반드시 후회하게 될거야. 그러니 또 후회할 일이 생겨도 나를 탓하진 말아야겠어. 어차피 미래는 알 수 없고, 나는 알고있는 최선의 방향으로 더듬더듬 나아갈 뿐이야.


2022.11.14. 유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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