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램을 잘못 타는 바람에 우버를 타고 집에 왔어. 차에서 내리니까 별점을 주라는 알림이 왔어. 자연스럽게 5점을 주고 창을 닫았어. 사람에게 별점을 매기는 일에 어느새 익숙해졌어. 특히 우버나 청소연구소 같은 서비스 앱에선 누군가의 사진 아래 별점이 적혀있는 게 당연하게 느껴져.
그러다 오늘은 좀 의외의 앱에서 사람에 대한 별점을 봤어. 월드컵 우루과이전이 끝나고 구글에 대한민국 대 우루과이를 검색했는데, 글쎄 선수들 사진 아래에 별점이 적혀 있는 거야. 누구나 선수들에게 별점을 매길 수 있고, 평균값이 보이는 것 같았어. 아마도 축구게임처럼 재밌게 만드려고 한 것 같아.
축구게임에도 실제 선수를 본뜬 캐릭터들에게 별점이 매겨져 있는 걸 알아. 하지만 그건 선수를 본뜬 캐릭터이고, 가상의 게임 안에 있으니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하지만 구글에 보이는 별점은 정말 선수들에게 매겨진 점수잖아. 단지 재미를 위해 남의 집 귀한 아들을 수만 명이 평가하고 있는 게 나는 속상했어. 선수들 중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나는 당장 순다 핏차이한테 메일을 썼을 거야.
어떤 별점들은 꼭 필요해. 우버나 청소연구소에 별점이 없으면 믿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을 거야. 하지만 때론 너무 흔해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 사람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별점을 매기다 보니 축구선수의 기량에도 별점을 매길 수 있게 되었어. 영드 블랙 미러의 ‘추락’ 에피소드처럼, 앱으로 주위 사람을 점수 매기는 일이 꼭 드라마 속 얘기는 아닐 수도 있겠다 싶어. 어쩌면 숫자로 적어두지 않았을 뿐이지, 이미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