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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미 Nov 26. 2022

최선을 다하되 무리하지 않기

유럽에서 일하면 일이 바쁘지 않을 줄 알았어. 반년 동안 주말에 일한 적은 없으니 조금 여유가 생긴 것 같긴 한데, 생각만큼은 아니야. 나보다 먼저 이곳에 온 친구들은 확실히 업무강도가 줄었다고 하던데, 여기까지 와서 여전히 바쁜 건 아무래도 나 때문인 것 같아.


며칠 전 상사가 크리스마스 연휴 전에 새로운 실험을 시작할 수 있을지 물었어. 상사는 시간이 더 필요하면 그렇게 하라고 덧 붙였지만 나는 바로 대답했어. 할 수 있는데 까지 해보겠다고.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말하는 건, 점심시간에 천천히 밥 먹고, 오후에 커피 한잔 하면서 해보겠다는 뜻이 아니야. 밥은 간단히 먹고, 필요하면 잠도 좀 줄이겠다는 뜻이지. 우리 매니저가 알면 말리겠지만, 나도 실험 결과가 궁금해서 그래. 그래서 오늘도 야근을 했어. 일하다 저녁 먹을 시간을 자꾸 놓쳐서 속이 좀 불편해진 것 같아.


그러다, 너도 요즘 일이 많이 바쁘단 연락을 받았어.

“최선을 다하는 건 좋은데 무리하진 말아야지.”

내 입에서 바로 잔소리가 튀어나갔어. 그리고 동시에 뜨끔했어. 그런 말을 하는 나야말로 무리하고 있으니까.


무리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너에게만 주지 않고 나 스스로에게도 나눠줘야겠어. 이제 주말이니, 푹 쉬려고. 너도 이번 주말엔 좀 쉬는 게 어때? 바빠도 즐겁다고 하지만 그러다 건강을 해치면 즐거운 걸 계속할 수 없잖아. 오래오래 즐겁게 해 나가려면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질 필요도 있어.


2022.11.25. 주말을 앞두고 유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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