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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미 Nov 29. 2022

필명을 쓰지 않았던 이유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었을 땐 실명으로 글을 발행했었어. 필명을 쓰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져도 부끄럽지 않을 글을 기 위해서였어.


하지만 신중하게 글을 발행해도, 주변에 알려지다 보면 당황스러운 일이 생기더라. 특히 아빠가 내 브런치를 찾아 읽었을 땐 전부 발행 취소할 뻔했어. 물론 실제로 그러진 않았지만, 필명을 짓게 된 계기가 되었지.


하지만 여전히 주위에 알려도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고 싶단 생각은 변함이 없어. 다른 사람에 관한 글을 쓸 때면 더 그래. 상대가 그 글의 존재를 알았을 때 내가 떳떳하지 못하다면, 그 글은 브런치 보단 일기장에 적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해. 예를 들어, 타인의 불행에서 무언갈 배웠을 때에는, 그 배움이 유용한 것이어도 굳이 글로 세상에 내어놓는 건 좋지 않겠다 싶어. 누군가 내 불행을 타산지석 삼는다면 나부터도 “돈 내고 배워가라!” 소리 지르며 달려들 것 같거든.


100일 글쓰기 챌린지를 시작한 지도 66일이 지났어. 66편의 글 중 내 얘기만 나오는 글은 다섯 편도 되지 않아. 너와 민주, 가족, 회사 동료, 옛 연인… 많은 사람들이 내 글에 등장해왔어. 눈치보다 보면 아무것도 쓰지 못할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채워준 사람들을 존중하지 않는 글까진 쓰지 않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


2022.11.28. 글 쓰는 유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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