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방 호은당의 뒷 이야기

<에피소드 2-벌레에 물린 아기> 해설

by 혜니


<에피소드 2-벌레에 물린 아기>


*벌레에 물렸을 때 치료하는 약


… 벌레에 물리는 것은, 현대 의학으로 쉽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간혹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충독은 현대 의학의 기술로 해독이 가능하나, 이야기 속 아이를 문 독충은 그 정체도 불분명하다. 현대 의학도 치료가 불가능한 듯한 이 아이는, 고련근(苦楝根)과 모황련(깽깽이풀의 뿌리), 갯방풍의 뿌리, 뱀딸기 전초를 함께 달인 물과 고련근 열매의 씨앗으로 만든 염주를 받아 갔다. 벌레 퇴치제로 받아 간 주머니는 은행잎과 고련근을 가공해 만든 벌레 퇴치용 향낭이다.

아기를 문 벌레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은미 씨는 그저 아주 지독하고 못돼 처먹은 벌레라고만 대답했다.


※고련근-멀구슬나무, 구주목이라고도 불린다. 열매를 천련자, 뿌리껍질을 고련피라 부르기도 한다. 열매는 동그랗고 황색인데, 불가에서는 열매의 씨앗으로 염주를 만들기도 한다. 고련근에는 살충 성분이 있어 나무 주변이나 화장실의 벌레를 쫓거나 몸속의 벌레나 벌레 독을 퇴치하는데 쓰였다. 특히 몸 안의 기생충을 포함한 온갖 벌레들을 쫓아내는 데 유용하다. 벌이나 지네 등 벌레에게 물려서 벌레 독이 올랐을 때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모황련- 깽깽이풀의 다른 이름. 뿌리가 노란색이라 황련이라 부르며, 생약명인 모황련은 뿌리를 말린 것이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염증을 없애는 효능이 있어 세균성 설사나 결핵 등에 의한 발열 등에 사용한다. 쓴 맛을 내는 오고닌 성분이 강한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수염뿌리를 제거하고 햇볕에 잘 말린 후 달여서 복용하는데, 탕으로 쓸 때는 감초 물에 담갔다 써야 하고 치유가 되면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갯방풍-미나리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이 지고 난 후 채취한 전초와 뿌리를 사용하는데, 주로 통증을 가라앉히는 진통제로 약용한다. 방풍과 약성이 비슷하여 뿌리를 방풍 대신 사용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기관지염과 폐결핵에 이용하기도 한다.


※뱀딸기-뱀이 먹는 딸기는 아니다. 생약명은 사매. 전국의 산과 들, 논밭둑이나 길가 등 흔히 볼 수 있다. 열매와 뿌리를 주로 해열 약이나 기침약으로 이용한다. 피부염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건조한 전초를 10분 정도 끓여 목욕의 마지막 헹굼물로 사용하거나 생잎을 찧어 붙이면 아토피 피부가 좋아질 수 있다. 어린순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녹즙으로 이용한다. 열매는 원래 맛이 없다. 대체로 딸기 중에 노란 꽃이 피는 딸기는 맛이 없고, 흰 꽃이 피는 딸기는 맛이 있다.


… 위 약재를 사용해 제작한 입욕제는, 영아를 대상으로 하기에 음용식이 아닌 입욕식으로 처방하였다. 치명적인 독성이 있는 약재가 포함되어 있어, 민간에서 함부로 이용하면 매우 위험하니 절대 따라 해서는 안 된다.




… 괴불노리개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통 장신구이다. 주로 아이들이 차는 것으로, 비단 조각을 이용하여 삼각모양으로 접어 속에 솜을 채우고 둘레를 색실로 휘갑쳐서 만든다. 삼각의 위쪽 꼭짓점에 고리를 달고, 양 끝의 꼭짓점에는 색물을 들인 술을 달아 장식한다. 가풍이나 가세에 따라 자수를 놓거나 다른 장식을 추가하기도 하나, 기본적으로 삼각형 괴불을 긴 끈으로 이어 세 개, 혹은 다섯 개씩 달아 아이들의 옷자락이나 주머니 끈에 달아 준다.

괴불노리개는 괴불주머니 혹은 괴불 줌치라고도 부른다. 뾰족한 세 귀는 삼재(三災)를 누른다 하여 벽사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벽사(辟邪), 다산(多産), 다남(多男) 등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이슬차


… 감로차, 수국차라고도 불리는 이슬차는, 수국차의 잎을 따서 만든 차로서, 부드러운 단맛과 은은한 박하향이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감로차에는 필로둘신(phyllodulsin)이라는 감미 성분이 들어 있는데, 신선한 잎으로는 단맛을 느낄 수 없으나 건조하는 과정에서 효소작용으로 분해되어 단맛을 낸다. 필로둘신의 단맛은 설탕의 1000배에 달하는 맛을 낸다.

깨끗이 손질한 수국차 잎을 데운 차관에 넣고 60-70˚C 정도의 물을 붓고 뚜껑을 덮어 5분 정도 우린다. 찻잔에 먼저 반 정도만 차례로 따르고, 다시 순서를 바꾸어 나머지 찻물을 따라 맛을 고르게 한다.


감로차는 수국차의 잎으로 만든 차 말고, 단풍나무, 팽나무, 노나무, 떡갈나무 등의 나뭇잎에서 떨어지는 액즙(이슬)을 말하기도 하는데, 그 이슬을 모아 특별한 방법으로 가공한 것을 감로수라 부르기도 한다. 감로수는 아무나 먹을 수 없으며, 만드는 것 또한 아무나 만들 수 없다고 한다. 오직 선신의 선녀만이 만들 수 있고, 신들만이 마시는 음료수라 불린다.




한참을 우러난 이슬차의 마지막 찻물을 먹었던 정우 씨는 너무 달아서 미원과 설탕을 한데 섞은 맛이었다고 몸서리를 쳤다. 다시는 마시지 않을 거라고 했지만, 글쎄. 인터뷰를 하는 지금 자신의 손에 있는 차가 수국차라는 사실은 모르는 것 같다. 웃음을 참지 못 한 은미 씨는 또 인터뷰가 끝나기도 전에 나가버렸다.

후에 아기 엄마는 뽀얗고 통통한 얼굴의 아기와 다시 찾아와 감사 인사를 하고 딸기 한 상자와 직접 말린 사과칩을 주고 갔다. 인터뷰 내내 다람쥐처럼 소중하게 갉아먹고 있던 사과칩이 아마 그것인 것 같다.



참고 서적 - 「동의보감」, 「한국의 약초」, 「괴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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