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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경 Nov 03. 2023

관계 속 홀로서기

홀로서야 더 오래 사랑한다

우리는 삶 여정을 걸어가면서 많은 이들과 만나게 된다. 그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이어가며, 사랑하고, 상처받고, 또 자연스레 어느 순간이 되면, 헤어짐을 고하게 된다. 가볍게 스쳐 지나가는 이나, 깊은 관계를 맺은 이나, 내가 만난  모두와 작거나 큰 카르마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나에게 지금 가장 소중한 관계 중 하나는 필립과의 관계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맺으면서 나를 더 깊게 알아가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나의 감정 주도권은 누구에게?


필립은 감정 표현에 아주 솔직한 편인 반면에, 나는 강한 감정 표현은 밖으로 표출하는 것보다는 안에서 소화시키는 것이 더 익숙한 편이다. 소화불량에 시달렸었던 적도 많지만, 몸이 아픈 게 마음이 아픈 것보다 나았다.


언제쯤부터 시작되었을까, 필립에게 감정적 의지를 하게 되었었던 것은. 그만큼 안전하다고 느기에, 믿을 수 있다고 확신하였기에  의 감정 주도권을 그의 손으로 넘겨주었던 것 같다. 이 관계 전에는 느껴본 적 없었던 강한 이해받음이 나를 자꾸만 그에게 의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지나친 의지가 나를 힘드게 하였다. 그가 기쁘면 나도 기쁘고, 그가 슬프면 나도 슬프고, 그가 화나면 나는 백지가 되어, 감정 앵무새의 뒷모습으로 채울 수 없는 빈틈을 자꾸만 채우려 하였다.




홀로서야 더 오래 사랑한다

나의 감정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는 과정은 길었고 힘들었다. 나 자신에게 솔직해야 했고, 어려운 감정을 받아들여야 했고, 나를 이해하 용서해야 했으며, 사랑하고 존중하는 연습을 계속해서 해나가야 했다.


아직도 나는 그가 웃으면 나도 기쁘고, 그가 슬면 내 눈에서부터 먼저 눈물이 난다. 하지만, 내가 내린 마음의 뿌리는 이제 꽤 단단해져 나를 지켜주고 있다. 그가 흔들릴 때에도 나의 마음은 본연의 자리에서 그를 안아줄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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