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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경 Nov 19. 2021

나는 뭘 원하지 고민하고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까

21세기의 물질적인 풍요로움에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생기를 얻어 우리를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난제가 있다:

선택이라는 난제.


무엇을 공부할까? 어떤 진로를 택할까? 직업을 바꿀까? 이사를 갈까? 현실적인 갈림길 앞에 선 우리는 곧장 핸드폰을 꺼내 수많은 타인과 인터넷의 조언을 클릭한다. 도통 갈피를 못 잡겠던 갈림길은 금세 철학적인 질문으로 변해 우리의 머리와 마음을 어지럽힌다: 내가 원하는 건 뭐지? 나의 '열정'은 무엇이지? 삶의 의미는 어디에 있지? 나는... 누구지?



그대의... 열정은?


Ted Talk에서 말하기를 열정은 어느 한 행동, 직업, 사람이 아니다. 열정은 "느낌"이다. 누군가에게는 뜨겁게 달궈오르는 온기로 느껴질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손가락에서 발가락까지 짜릿짜릿 올라오는 전율로 느껴질 수 있다. 그렇기에 열정은 제한된 무엇 한 가지, 하나의 직업, 하나의 취미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니 나의 열정은 무엇이지?라는 질문은 나는 언제 나만의 "느낌"을 느끼지?라고 되물어 보아도 좋다.


미드나잇 라이버리에서는 "삶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사는 것이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우리는 종종 책상 앞에 앉아 원하는 "그" 한 가지를 머릿속으로 찾기만 하며 고통스럽게 고민만 한다. 그리곤 보물 찾기에만 몰두한 남어지, 현실은 두렵게만 느껴진다. 머릿속으로 길을 찾기 전에는 발 한 자국 때기도, 다른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은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삶의 많은 부분은 머리로, 차트로, 타인의 경험으로 해석할 수 없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를 아직 잘 모르겠다면 경험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알아가라. 경험을 우리를 키우고 우리가 누구인지 자연스레 보여준다.


또한 느낌은 변한다. 그러기에, 당신의 열정이 변해도 괜찮다. 왜 가슴 뛰는 일이 바뀌냐며 자신을 채찍질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느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는 것은 그 느낌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를 때도 그 감정을 수용하는 것이다.   



열정이라는 느낌


닭은 알을 낳고, 알은 닭을 낳고, 질문은 질문을 낳고. 질문의 나선형 계단을 오르고 올라갈수록 앞으로 향하는 길은 더욱더 뿌옇게만 느껴진다. 도저히 모르겠을 때에는 걸음을 멈추어본다. 24시간 전기코드가 빠지지 않은 기계처럼 돌아가는 머리가 아닌 매초 다르게 뛰는 마음에게 질문해야 한다.


그럴 때면 '왜' 인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뜬금없는 "느낌" 들이 올 때가 있다. 형용하기 어려운 이 "느낌"들은 (그래서 예술 명인들은 대단하다) 우리의 직감과 연결되어있다. 머리는 하자고 하는데 마음이 하지 말라 느껴지면 하지 않아도 되는 직감이며, 머리는 하지 말았는데 마음이 하고 싶으면 하라는 신호이다. 원초적인 직감은 이해하려도 이해할 수 없는 삶과 직접적으로 상호 소통하게 해주는 연결고리이다.


하지만 마음을 온전히 느끼는 일은 쉽지 않다. 아무 느낌이 안 나요, 계속 물어보는데도 아무 대답이 없어요,라고 하는 이들이 많다. 마음을 느끼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는 누적된 습관대로 마음을 머리의 생각을 통해 느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머리를 최대한 고요하게 하는 것과 마음의 느낌을 생각해내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떠오르는 감정을 해석하려, 이해하려 드는 것이 아니라 판단 없이 수용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면


나는 양자리다.


별자리의 선두자리를 맡은 양자리는 "시작"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마무리"를 잘 못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열정이 식었다고, 이젠 재미가 없다고 해서 흥미를 끄는 다른 관심사로 혹하는 것은 일종이 도피일지도 모른다.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뒤에는 주춤할 때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는 꾸준함과 인내심이 지탱을 도와주어야 한다.


나에게는 농장에 전념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계속 공부도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마음이 자주 흔들렸고 질문과 질문이 쌓여 결국에는 농장이 계속하고 싶은 것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세상에는 흥미로운 것들이 넘쳐나는데 나는 이 한 가지에 전념할 수 있을까?  하고 싶은 게 많고, 올라탄 이 길이 맞는 길인지 고민하고 있을 찰나, 나를 도와주었던 한 말이 있었다: "여러 가지를 해도 좋다. 다만, 한 가지를 할 때에는 그것에만 집중하라." 한 가지에 집중하면 우리는 그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것들을 배우게 된다. 평소에 쉽게 흘려보내는 시간들을 잡아 다른 것에 몰두할 여유를 만들면 그 또한 특별한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평생 단 한 가지에 몰두해야만 하는 것은 석기시대부터 흘러내려온 "미신"에 불구할 수도 있다. 다만 하고 싶은 많은 것 모두 다 흐지부지하게 되지 않게 하려면, 그 여러 가지 중 한 가지를 할 때에는 그 한 가지에 집중하고 장기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한 가지를 할떄에도 그것에만 집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마음을 움직이는 그것에 오로지 집중할 때 우리는 현재에 머문다. 그곳에 열정이 싹트이며 삶의 생기가 흐른다.



선택에 관한 질문에는 통상 "나"가 맨 앞에 온다: 나는 어떻게 느끼지? 나는 뭘 원하지? 나는 뭘 하고 싶지? 나에게 삶에 의미는 어디에 있지?처럼. 그러기에  '나는 이기적이다'를 인지하고 얼마나 많은 시간과 힘을 '나'만을 위해 사용하는지 알아차리면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선택의 난제들 사이로 타인과 더 큰 세상이 보이면 돌파구도 보인다. 거대하게만 느껴졌던 고민은 자신의 이기적임을 마주할 때 점차 본래의 크기로 돌아간다.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나의 감정에 집중하기. 어떤 행동을 할 때 이 마음가짐이 유난히도 쉽게 된다면, 그것이 당신이 열정이라 말할 수 있다.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그때도 행복할 수 없다. 어디에서 행복하지 않으면 저기에서도 행복할 수 없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나의 내면을 바라보며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그때, 저곳의, 지상낙원에서도 고민만 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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