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2 여행 전
혼자 가는 첫 해외여행.
솔직히 쫄린다.
하지만 괜찮다.
원래 모든 처음은 그런 거니까.
두렵고 겁나고, 동시에 가슴 뛰고 설레는.
아직도 나에게는 많은 '처음'이 존재한다.
모든 처음이 나를 동요하게 하기를.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문장 2개 있다.
하나는 배우 류혜영의 인터뷰. 질문은 기억나지 않지만, 대답은 분명하게 기억난다.
"좋아하는 것은 많아지길 바라는 사람이고 싫어하는 것은 적어지길 바라는 사람이에요."
다른 하나는 배우 이하늬의 질문에 대한 대답.
"이 나이에 아직도 처음인 게 있다니! 너무 좋아!"
내 좌우명은 아니다. 하지만 가슴 한편에 품고 사는 문장들이다. 내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쓴 메모를 보니 저 두 문장이 생각이 났다.
예전에는 그런 사람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좋고 싫음이 분명한 사람. 호불호가 뚜렷한 사람. 하지만 류혜영 배우의 인터뷰를 보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좋고 싫음이 분명한 사람보다, 좋아하는 것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사람이 더 멋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좋아하는 것이 많아지기 위해서는 결국 해보는 수밖에 없다. 수많은 처음을 통과해야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으니까.
싫어하는 것이 적어지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한 번 싫어했다고 영원히 싫어할 필요는 없다. 다시 해보는 열린 마음이 있어야, 싫어함도 줄어든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용기로 귀결된다. 처음을 선택하는 용기, 마음을 다시 여는 용기. 그 용기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늘리고, 나를 막아온 싫어함을 조금씩 밀어낸다.
나도 사람인지라 ‘처음’은 여전히 두렵다. 설렘보다 두려움이 먼저 나의 발길을 막아선다. 그렇지만 이하늬 배우의 문장을 읽으면 생각이 바뀐다.
아직도 처음인 게 이렇게 많다니, 얼마나 가슴 뛰는가.
두려움과 막막함에 손이 떨리고 가슴이 떨려도 조용히 이 말을 되뇐다.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이냐고, 얼마나 설레는 일이냐고. 그러면 막혔던 발걸음이 조금씩 떼어진다. 한 발짝 더 자신 있게 내디딜 수 있다.
좋아하는 것이 많아지길 바라고,
아직도 처음인 일이 있다는 사실을 기뻐하는 사람의 문장이
여행을 앞둔 내 메모와 겹쳤다.
나는 여전히 수많은 처음을 가지고 있다.
그 모든 처음이 나를 동요하게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