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어느 봄날의 저녁, 다시 그 병원으로 갔다. 사실 그날의 저녁은 거의 모든 기억이 없다. 누구의 손에 이끌려 병원에 도착했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 선명하게 기억나는 건, 병원 의자에 앉아서 하염없이 울고 있던 엄마의 모습이다.
그 순간이 가장 무서웠던 것 같다. 우리 엄마는 엄격한 사람이었다. 내게 항상 엄격했던 엄마가 내가 보는 앞에서 계속 울고만 있었다. 어린 내 세상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차마 다가갈 수 없었다. 그런 엄마의 곁에 차마 다가가지도 못하고 엄마와 떨어져서 서있었다. 엄마의 주위를 서성거리는 것 이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제야 울었다. 너무 무서우면 소리 내서 울지도 못하지 않은가. 엄마의 손도 잡지 못하고 엄마와 떨어져서, 그저 엄마를 쳐다보며 소리도 내지 못하고 하염없이 울었다. 내게, 엄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지만 엄마가 우니까 그저 따라 울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