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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하태평 Jan 21. 2022

동생에게 10; 아프지 마 제발. 이러다 다 죽어!

   

요즘 너는 자주 아프고, 아파도 약도 안 먹고, 병원에도 잘 안가고, 심지어는 곡 받아야 하는 건강보험 정기검진도 받은 적이 없다.

이번 코로나 백신을 맞는 과정에서도 주변 신구들 중에 유독 너 혼자 후유증을 앓았다.   

  

이게 정상인가?

이게 하나님을 믿는 사람의 바른 자세인가?     


그동안은 너를 이해하는 입장에 서려고 했다. 아픈 것은 하나님의 뜻이고, 굳이 약을 먹지 않는 것도 하나님의 뜻에 순응하려는 종교적 신념을 따르는 것이라고 좋게 해석해 왔다. 그런데 이젠, 약간의 위기감이 들면서 너를 지지하는 태도를 철회하고자 한다. 너는 잘못하고 있고, 지금까지의 습관을 바꿔야 한다.     


사랑하는 동생.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자녀들이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   

  

하나님은 사랑의 신이시니 우리 모두가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하신다. 그것은 우리의 존재 의무이며 사명이고 권리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가까운 이웃을 사랑하고, 전 인류와 우주의 삼라만상을 사랑해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으며, 나 자신을 사랑하며, 내 가족을 사랑하며, 내 이웃을 사랑하며, 삼라만상 모든 것을 사랑하며 살아간다.

이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권리이다.    

 

그러니 아프지 마라. 아프면 괴롭고, 증오가 생기고, 사랑이 사라진다.

그러니 아프지 않으려고 노력해라. 바둑 격언에 ‘아생 연후 살타(我生 然後 殺他)’라는 게 있는데, “일단 내가 산 뒤에 상대를 죽여라” 라는 뜻이다. 일단 내가 건강해야, 다시 말해 먼저 나를 사랑해야 남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사랑을 집착이라고 착각해서 자신에 대한 사랑을 꺼리는 사람이 있는데, 틀렸다! 사랑은 섬기는 것이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내 몸과 마음을 섬기는 것이다. 존중하고 아끼고 감싸는 것이다. 어린아이가 아프면 울듯이, 아프다는 것은 몸이 울고 있는 것이다. 우는 아이를 달래주듯이, 우리의 몸을 달래주어야 한다. 그게 우리의 의무고 사랑이다.     


내 몸은 세상의 시작점이고 사랑의 출발선이다. 항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하나님의 성전을 가꾸는 마음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청소해야 한다.

내 것이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잠시 위탁받은 몸이기 때문에.

시작점이 없으면 끝도 없고, 출발선이 무너지면 세상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우리는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의 몸과 마음을 간수해야 한다.   

  

기문 나쁠지 모르겠지만 들어봐. 잠깐 생각해본 적이 있어.

네가 아파서 죽게 된다면...?     


답이 뭔지 예상이 되지? 최근에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유행이된 대사.     


“이러다 우리 다 죽어.”     


네가 죽었을 때 내가 받을 충격의 쓰나미를 상상하니 가슴이 철렁했어.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하늘이 무너진 것 같았다면, 네가 없는 세상은 집의 지붕이 날아가 버린 느낌이랄까?

지붕도 없는 집에서 나는 어떻게 살라고? 이러다 다 죽어.

그러니 제발 건강 좀 챙기고 아프지 마. 최소한 나보다는 오래, 잘 살아야지.     


사랑하는 동생!

‘어떻게 하나님을 믿을 것인가?’ 하는 이야기로 근사하게 잔소리를 하고 싶었는데 <오징어 게임>으로 흘러 버렸네?

어쨌든! 결론은 하나야. 일단 건강검진을 받고, 네가 어머님 섬기듯 네 몸과 마음도 섬기는 자세를 가져야 된다는 것!     


너는 내 삶의 지붕이야. 부디 새는 곳 없이 잘 살아줘. 부탁이야.     

        --- 나이가 들며 겁이 많아지는 오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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