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장어의 꿈⑧ -<Ne me quitte pas>

by 천하태평


59. 에필로그- 유시민의 노래 <Ne me quitte pas>


화면 서서히 밝아지면 유시민의 얼굴 클로스 업. 땀인지 눈물인지 빗물인지 얼굴이 온통 물기 가득하다.

Jacques Brel의 <Ne me quitte pas>를 부르는 유시민.

(이 장면은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Jacques Brel의 <Ne me quitte pas> 공연 실황 그대로 연기되어야 한다.)


Ne me quitte pas Il faut oublier

Tout peut s'oublier Qui s'enfuit deja Oublier le temps

Des malentendus Et le temps perdu

A savoir comment Oublier ces heures Qui tuaient parfois

coups de pourquoi Le coeur du bonheure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Moi je t'offrirai Des perles de pluie Venues de pays Ou il ne pleut pas

Je creuserai la terre Jusqu'apres ma mort Pour couvrir ton corps D'or et de lumiere

Je ferai un domaine Ou l'amour sera roi

Ou l'amour sera loi Ou tu seras reine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Je t'inventerai Des mots insenses Que tu comprendras Je te parlerai De ces amants-la Qui ont vue deux fois Leurs coeurs s'embraser

Je te raconterai L'histoire de ce roi Mort de n'avoir pas Pu te rencontrer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On a vu souvent Rejaillir le feu De l'ancien volcan Qu'on croyait trop vieux

Il est parait-il Des terres brulees Donnant plus de ble Qu'un meilleur avril

Et quand vient le soir Pour qu'un ciel flamboie

Le rouge et le noir Ne s'epousent-ils pas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Je ne vais plus pleurer

Je ne vais plus parler Je me cacherai la A te regarder Danser et sourire

Et a t'ecouter Chanter et puis rire

Laisse-moi devenir L'ombre de ton ombre L'ombre de ta main L'ombre de ton chien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Ne me quitte pas


가지 마세요. 잊어버려야 해요.

이미 지나간 일을 모두 잊을 수 도 있는 거예요.

오해의 시간을, 잃어버린 시간을 잊는 거예요.

종종 '왜'라는 충격으로 행복한 마음을 죽이고

말았던 이들 시간을 잊는 방법을 알기 위해서라도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나는 당신에게 비가 내리지 않는 나라에서 온,

비로 만든 진주를 바치겠어요.

내가 죽은 뒤까지도 황금빛으로 빛나는

당신의 몸을 덮기 위해 나는 대지를 계속 파겠어요.

나는 하나의 영지(領地)를 만들겠어요.

거기서는 사랑이 왕이 되고 당신이 여왕이 될 거예요.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나는 당신을 위해 미치광이 같은 말을 만들어 내겠어요. 당신은 그것을 이해하여 줄 거요.

나는 당신에게 말해 드리겠어요.

당신은 그것을 이해아여 줄 거요.

나는 당신에게 말해 드리겠어요.

다시 서로의 마음에 불이 붙은 그 연인들의 일을….

나는 당신에게 이야기하겠어요.

당신을 만나지도 않고 죽어 간 그 왕의 이야기를….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훨씬 옛날의 것이라고 여겨지고 있었던

오래된 화산이 다시 불을 뿜는 일도 종종 있었지요.

불태워진 대지에서 아름다운 4월에는 보다 많은

보리가 익는다고 하지 않던가요.

그리고 밤이 찾아올 때, 하늘을 타오르는 것처럼 빛나게 하기 위해 빨강과 검정이 결혼하는 것은 아닐까요.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이제 더 이상 울고 싶지 않아요.

이제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

나는 저쪽에 몸을 숨기고 당신이 춤추고 미소 짓는 것을 지켜보겠어요. 당신이 노래하고,

그리고 웃는 것을 듣고 있겠어요.

이런 나를 당신의 그림자의 그림자에,

당신의 손의 그림자에, 당신의 개의 그림자가 되게 해 주세요.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노래가 끝나갈 즈음 태인의 영정 앞에서 노래를 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어 엔딩 크레디트와 함께 실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망 이후 자료화면들.

장례식에서의 여러 모습들이 차곡차곡 보인다. ‘사람 사는 세상’을 바라는 노무현의 꿈은 여전히 진행 중임을 확인하면서...



*** 결정적 장면 ***


이 작품은 드라마에 집중한 일반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의 영전에 바치는 8곡의 노래를 위한, 일종의 제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때그때 나오는 노래를 들어가며 읽으면 훨씬 감정이입이 쉬워지므로, 가급적 청각을 동원하여 읽기를 부탁드린다.


그중 핵심이 되는 노래를 들자면 역시 ‘동방신기’의 <주문>이다. 여기 나온 모든 노래가 다 좋지만, 그중 <주문>은 정말 명곡 중의 명곡이다. 나는 <주문>이 케이팝 역사상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들어도, 거의 신들렸다고 할 정도의 활기가 느껴진다.

그 미친 활기와, 이제 막 정치에 입문한 노무현의 기분이 어우러진 시나리오의 상황을 함께 감상해 보시기를.

마지막에 Jacques Brel의 <Ne me quitte pas>를 넣는 것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계속 한국 노래였는데, 마지막에 외국 노래가 나오는 것이 흐름을 깬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넣기로 한 것은, 노래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노래를 부르는 Jacques Brel의 퍼포먼스가 워낙 훌륭했다. 노래를 부르는 내내 Jacques Brel의 얼굴만 보이는데, 땀을 뻘뻘 흘리면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노래하는 그의 표정이 정말 압권이다.

혹시 그런 모습을 '추하다'고 생각해서 싫어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취향이니 이해하시기를...)

추함에 개의치 않고 자신의 감정을 노래하는 그 간절함, 떠나지 말라는 간절한 염원이 시청각적으로 완벽히 전달된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으므로, 꼭 감상하기를 권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실명의 인물들은 물론 연기자들이 인물을 흉내 내는 것이다. 그러나 <Ne me quitte pas>의 유시민은 꼭 실제 본인이 연기를 하는 것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그의 얼굴에는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간절함이 있다. 그 간절함은 물론 노무현을 향한 그리움이지만, 또한 세상과 사람에 대한 노무현의 사랑을 뜻하기도 한다.

이 작품을 통해 사람 사는 세상,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원하는 노무현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전달되었기를 바란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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