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들

어긋남의 화음.

by 나무느을보

죄스러운 것들이 이마를 누르고 있다. 눈썹과 눈두덩이 겹치는 그곳에 엄지를 닮은 모양으로 반점이 새겨졌다. 그 압인(押印)이 아이의 사유를 막고 있다. 더는 풍부해지지 않도록, 혹은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않도록. 아이의 시선은 묘하게 어긋난다. 감정을 결코 통하지 않으려는 식이다. 머리통이 좁은 비둘기나 물고기처럼 사팔뜨기로 비어져서 타인의 내부에 다다르지 못한다. 아이는 불신한다. 그는 자신이 타인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그저 자신에겐 당연한 결함과 탁음이 타인들에게 이해될 수 없다는 것만이 분명하다. 그들의 시선은 올곧다. 의중을 전달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듯하다. 아이가 좀 더 어렸을 적에는 분명 그런 식으로 곧게 보는 법을 알았다. 그러나 여러 번의 울음 끝에 부서졌다. 아이에겐 남들보다 부서지기 쉬운 성정의 유약한 부분이 있었고, 언젠간 깨어질 구간이었다.


아직 닫히지 않은 아이의 머리에는 약동하는 부분이 남았다. 십자의 금을 토대로 그것은 오르내리고 있다. 그곳으로 아이의 매캐한 흉이 비어질 것 같진 않다. 유일한 출구이지만 아이는 금방 자란다. 머리의 비좁은 천공도 다시금 닫힐 테고 그는 불구가 된 기분으로 평생을 살 것이다. 아이는 그 미래를 모른다. 아이의 이마 아래로 엄지만한 불긋한 반점이 남았다. 무거운 짐을 인 것 같기도 하고, 그저 생각으로 달아오른 모습일 수도 있다.


아이의 눈에 타인들은 멀끔해 보인다. 흠이 있더라도 아주 사소해서 쉽게 통용된다. 올곧게 눈을 뜨고 머리에 붉게 짓눌린 흔적도 없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들은 아이가 골몰하는 문제에 함몰될 것 같지는 않다. 우울한 물빛이 감도는 타인들은 힘겨운 하루를 보냈다. 아이가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듯이 타인들도 아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 불통(不通)이 작은 협화음을 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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