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래브 트랙

by 이파람

어디가 바닥인 걸까.

도무지 살아갈 수 없을 것만 같​은

끈적이는 액체가 고인 여기일 것 같다.


겹쳐진 사람들 틈,

끝내 내 얼굴 하나 비치지 않았고.


승강장의 벤치에 앉아서,

출발과 추락이 겹친 회색 바닥에 주저앉아,

선로를 긁는 경고음을 마주 보고 누워서,


지하에다 몸을 밀어 넣고

저마다 밑바닥이라 한다.


개찰구 앞에 멈춰 서면

망설일 틈도 없이 밀려드는 정장 속 전화음 속에

나의 토로는 슬래브 트랙 아래

먹먹한 숨이 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