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향기

by 이파람

여기는 물기가 없다.

서릿발이 녹아

송알송알 매달려 있던

이슬조차도 드물게 피는 계절.


갈라지는 연약한 살결에

발라 줄 연고도 개무한 진실이

결말일까 봐 나는 울적했다.


꽃가루와 뒤섞인 채

서슬 같은 말들이 떠다녀서

들숨에도 목구멍이 헤집어졌다.


가려움.

미처 말이 되지 못한 피딱지.

진물이 흐르는 습지를 긁죽인다.

물때를 벗겨내듯 긁고,

그래야 견딘다.


우짖음 너머에는

벨라도나가 가득 피어나는데

그 향기가 어찌

아프지 않을까.


이 시는 육체의 감각과 내면의 심리를 병치시키며, 말로 다 표현되지 못한 감정의 가려움을 그린다. 감각과 의미의 경계를 넘나들며, 상처 입은 존재의 고통을 육화 해낸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