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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에 대한 소고

담쟁이는 익스트림 스포츠 프리 솔로 선수이다. 



담쟁이는 담을 넘어서려고 자라는 것이 아니다. 

그냥 유전자의 본성대로 올라가는 것뿐이다.

 

담쟁이에게 담은 

정복의 대상이 아닌 믿음의 대상이다. 

도전의 대상이 아닌 사랑의 대상이다.  


담쟁이는 담을 사랑하기에 

천연 허브화장품으로 기초화장을 해준다.

가을이 되면 색조화장까지 해주는 것이다.  


추운 겨울이 오면

자신은 헐벗어지면도 남은 온기로 

담을 꼭 감싸 안아주는 것이다.   


담쟁이에게 기적은

작은 바람결에도 흔들리던 자신이 

담벼락과 같이 굳건한 존재로 바뀐 것이다. 


담에서 손이 떨어지면 죽음이다.


넝쿨 잎도 손바닥 모양이다.

목숨 건 프리 솔로를 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나뭇잎들은 

누워서 하늘을 바라본다.     

담쟁이 넝굴 잎만 바로서서 하늘과 마주한다     


담쟁이는 

갈 보름 여름 겨울할 것없이

자신의 자존감을 세워준 담장을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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