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행복한 야채가게
야채가게에 가면 행복이 보인다.
by
기쁨발전소 화부 이주환
Nov 30. 2020
행복한 야채가게
김장할때 소금절인 배추처럼 축 늘어져 살지말고
호박처럼 못생겨도 달콤하고 영양가 있게 살아라.
누가 너의 삶에 고추가루 뿌리거든
총각김치 달랑무 감칠 맛낼때 쓰려무나
벗겨도 속이 드러나지 않는 양파처럼 깊이 생각하고
아삭아삭 갓딴 양상치처럼 싱싱하고 풋풋하게 살아가렴
오이처럼 정작 자신은 여드름 투성이어도
다른 사람의 얼굴은 곱게 마시지 할 줄 아는 관용과
자기의 몸은 불 속에서 구워져도
출출한 시장기 달래주는 군고구마의 사랑을 배우렴
가까운 사람이 어려운 부탁을 하면
두부 자르듯 거절하지 말고 당근을 꺼내어 흔들어 보이렴
누가 너를 비웃거든 이번엔 무엇을 꺼내야하는지 알지
맵기로 소문난 작은 고추란다.
행복한 야채가게에서 나는 하나의 무가 되고싶다.
김장철, 황토 속에서 세상밖으로 나아와
몸통은 채칼에 썰리어 빨갛게 버무려지고
푸르른 무청은 처마끝에 매달리는 시래기가 되련다.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아니고
다른 이에게는 모든 것이 되는 하얀 무처럼 살고싶다.
keyword
야채가게
음식
9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기쁨발전소 화부 이주환
소속
단감
직업
시인
기쁨발전소 화부 이주환입니다. 축제는 시작되었습니다.
팔로워
58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담쟁이에 대한 소고
사랑은 자전거를 타고
작가의 다음글